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희성전자의 부품 납품업체인 오렉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조명기기업체인 오렉스의 정모 대표가 9일 서울고등법원 제21형사부에 재정신청에 관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구본식, 희성전자의 납품업체 부도 책임 논란에 휘말려  
▲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정 대표는 구본식 부회장 등 희성그룹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나 6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이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한 것이다.

재정신청은 검찰의 피의자에게 불기소처분을 내린 경우 고소인이 이에 불복해 관할 고등법원에 직접 공소를 신청하는 제도다.

오렉스는 희성그룹의 계열사인 희성전자가 2009년에 LCD TV 부품인 LCD 백라이트 유리관을 대량으로 납품해달라고 주문한 뒤 사전 약속에 못 미치는 주문량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오렉스는 희성전자의 주문에 따라 110억 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증설했지만 희성전자가 부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태국업체와 협상에 들어가며 단가를 50% 이상 낮췄다고 주장했다.

오렉스는 모두 215억 원의 투자손실을 본 뒤 2012년 부도가 나게 되었다며 구 부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류철곤 희성전자 대표 등을 사기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하지만 희성전자 측은 “오렉스에 구체적인 납품 물량과 단가를 제시한 적은 없다”며 “단가 인하는 구매팀 직원들의 정기적인 업무”라고 반박하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오렉스 측의 재정신청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정착을 목표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의 우원식 위원장은 이번 재판과 별도로 희성전자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성전자는 LCD모듈 등 TV 부품과 LED조명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범 LG가인 희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구본식 부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로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동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