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이 21일 3세대 K5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3월 출시된 쏘나타를 빼곤 소비자에 주어진 중형세단 선택지가 마땅치 않았던 만큼 젊은 디자인을 앞세운 새 K5로 시선이 몰릴 수도 있다. 새 K5는 기아차가 기존 2세대 K5를 4년 만에 완전변경해 내놓은 3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2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미디어 대상으로 새 K5의 내외장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디자인 프리뷰(미리보기) 행사를 열었다.
기아차가 새 K5의 디자인을 공개하기 전 ‘파격’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던 데는 디자인이 훨씬 젊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새 K5의 외관은 지붕과 차량 뒤쪽을 매끈하게 연결한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한 때문인지 중형세단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까웠다. 일반 도로보다는 경주용 트랙에서 내달리는 모습이 어울릴 듯했다.
지붕라인을 따라 금속장식을 넣어 미래지향적 느낌도 살렸다. 새 K5의 디자인을 소개한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도 바로 이 점을 "새 K5의 중요한 특징"으로 꼽았다.
K5 모델의 디자인 정체성으로도 꼽히는 ‘호랑이 코(타이거 노즈)’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쭉 이으면서 ‘호랑이 얼굴(타이거 페이스)’로 다시 태어났다.
새 K5의 디자인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 K5 디자인을 두고 ‘예쁘다’, ‘기대 이상이다’, ‘쏘나타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등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기아차의 새 K5가 국내 중형세단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말도 나온다.
중형세단시장에서 한국GM 쉐보레의 말리부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어 현대차가 올해 3월 내놓은 새 쏘나타가 사실상 중형세단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새 K5가 여기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쏘나타는 출시된 뒤 올해 4~10월 동안 중형세단 판매량의 60%를 차지했다.
새 K5와 쏘나타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쌍둥이 차’인 만큼 승부는 디자인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디자인에 쏟아지는 호평에 비춰볼 때 새 K5는 쏘나타에 맞설 수 있는 든든한 무기를 쥐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새 K5에는 최근 현대차 더 뉴 그랜저에 처음으로 쓰인 공기청정 시스템이 적용됐다. 쏘나타에는 없는 기능이다. 쏘나타의 장점으로 꼽히던 자율주행 기능이나 음성인식 제어기능 등은 성능을 높여 새 K5에 탑재됐다.
새 K5의 가격책정에서도 기아차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기아차는 예상과 달리 새 K5에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책정했다.
애초 쏘나타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새 K5에 쏘나타보다 낮은 가격을 매길 것이란 시각이 많았는데 2.0 가솔린모델은 가장 낮은 트림을 기준으로 쏘나타보다 6만 원 높다. 큰 차이는 없지만 자신감을 담은 '상징'으로 보인다.
기아차 역시 3세대 K5의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 부사장은 “1세대 K5를 공개했을 때보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며 새 K5가 ‘디자인 기아’ 명성을 안겨줬던 1세대 K5를 넘어서는 인기를 끌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세대 K5는 디자인을 앞세워 한때 ‘형님차’ 쏘나타 판매량을 넘어선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0년 5월 출시된 뒤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세단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