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구설에 휘말렸다.
김웅 라이언앤폭스 대표가 손 사장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진흙탕 공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손 사장은 언론인으로서 반듯하고 공정한 이미지가 강점이었는데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게 됐다.
25일 언론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김 대표는 10일 손 사장에게 서울 마포구의 술집에서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손 사장이 2017년 4월 일으킨 교통사고를 취재하려 하자 이를 막으려고 일자리를 제안하며 회유하다가 받아들이지 않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손 사장을 경찰에 신고하고 대화 녹취록과 모바일메신저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공개했다.
손 사장은 먼저 나서 김 대표의 신원을 공개하는 등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고 허위사실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24일 관련 보도 직후 곧바로 뉴스룸에서 “사실과 주장은 다르다”고 반박했고 보도자료를 통해 김 대표가 사고를 빌미로 정규직 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은 김 대표를 협박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는 25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을 놓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김 대표가 채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액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손 사장은 언론인으로서 모범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어 이번 사안은 파장은 만만치 않다.
언론인으로서 손 사장의 위상은 공고하다. 후발주자였던 jtbc 보도부문이 지상파를 추월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손 사장의 공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해 시사저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순위에서 14년째 1위를 했다. 시사인의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순위도 12년째 1위로 조사가 시작한 2007년 이후 한번도 1위에서 내려온 적 없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손 사장의 말대로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공방으로 일정 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미 뺑소니, 폭행, 채용 청탁, 협박 등 손 사장이 쌓은 그동안의 이미지와 거리가 먼 단어들이다.
김 대표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 앞으로 손 사장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메시지에서 손 사장은 “1년 만에 자한당과 조중동 세상이 됐다. 진짜 다이나믹 코리아”라고 말했다.
손 사장이 언론인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중립성과 균형감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한 데 묶어 ‘조중동’으로 들면서 자유한국당과 나란히 놓은 사실은 손 사장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손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jtbc는 중앙일보도 포함된 중앙그룹의 계열사다.
손 사장은 2013년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jtbc에 영입됐다. 이후 보도총괄 사장과 뉴스룸 메인 앵커를 맡으면서 보도부문 성장에 기여했다.
홍 회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손 사장을 교체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2018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