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NH투자증권에 본격적으로 그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과감한 조직개편과 외부 영입으로 NH투자증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늘Who] 정영채, NH투자증권의 보수적 조직문화 바꾸기 본격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사업부에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본부’, ‘WM법인영업본부’의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14일 발표했다.

프리미어블루본부는 거액자산가(HNWI, High-Net-Worth Individuals)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부서다. WM법인영업본부는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저변을 넓히기 위한 부서다.

운용사업부와 홀세일(Wholesale)사업부도 신설됐다. 운용사업부는 NH투자증권의 주식, 채권, 대체투자 관련 운용 및 파생부문을 관리한다. 홀세일사업부는 기관영업부문의 기존 금융상품 및 국내외 주식영업부문을 통합한 것이다.

그밖에 디지털(Digital)전략총괄 및 경영전략본부 내 미래전략부, 자금부 등 조직도 새로 만들어졌다.

인사에서도 파격적 외부 영입 및 내부 승진이 이뤄졌다.

NH투자증권은 홀세일사업부 대표로 김태원 DS자산운용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폭 넓은 경험을 갖춘 '기관투자 영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LG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증권사를 비롯해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6년부터 DS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대표가 맡을 홀세일사업부의 담당 업무를 고려하면 기관영업을 강화하려는 정 사장의 의도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김 대표의 영입은 14일 발표된 인사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조율 과정에서 빠지게 됐다”며 “김 대표의 정확한 선임 시기는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9명의 임원 가운데 4명이 부장급에서 선임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조직문화가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회사”라며 “임원 승진 가운데 절반 가까운 수를 부장급에서 승진으로 채운 점은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의 이번 조직개편을 정 사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사실상 첫 조직개편으로 바라본다.

정 사장은 3월 NH투자증권의 대표이사가 된 뒤 한 달 만인 4월에 조직개편을 실시했지만 투자금융(IB)와 자산관리 사업부를 둘로 나누는 정도에 그쳤고 인사이동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전 사업부문별 최상위권의 경쟁력과 경영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업계를 이끄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