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에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서신을 전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과 현대차그룹의 상황 등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편안의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지배구조 개편안 수용 어렵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엘리엇매니지먼트는 8월14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 회사에 서신을 보내 △현대모비스를 AS사업과 모듈 및 핵심부품사업으로 분할 △현대차와 AS사업 합병 △현대글로비스와 모듈 및 핵심부품사업 합병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법인이 합병 현대차의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대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일가→합병 현대글로비스→ 합병 현대차 →기아차’ 형태로 지배구조가 정리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처럼 지배구조를 개편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시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문제가 존재할뿐 아니라 합병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여전히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너일가가 그룹의 지배회사가 될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기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주주권익 향상 등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신중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여러 문제를 해소하면서 법적·행정적 절차를 만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