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명 SR 대표이사 사장이 SR과 한국철도공사의 통합을 이끄는 선봉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노조의 시선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9일 SR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SR과 한국철도공사의 통합을 놓고 단체행동을 통해 반대의견을 표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태명, SR 사장 맡아 '코레일과 통합' 반대하는 노조 달래기 행보

▲ 권태명 SR 대표이사 사장.


SR 노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통합과 관련한 노조의 의사를 밝히는 것은 성급하다는 판단”이라며 “하지만 원칙적으로 통합에 반대한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 시 직원들의 거취 같은 것들이 전혀 고지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와 한국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SR의 많은 직원이 SR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입사했는데 직원 의견을 무시하고 통합을 진행한다면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취임식 직후 곧바로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SR 노조 관계자들에게 국토교통부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통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니 현장 업무에 집중해 달라는 당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SR 노조는 권 사장에게 특별한 요구는 하지 않았지만 통합에 반대한다는 기본 태도는 전달했다.

권 사장은 통합과 관련해 SR 노조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 용역 결과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SR의 조직을 다잡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들에게 통합과 관련한 문제를 국토교통부의 용역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고 일단 현장 업무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비친다.

취임식에서 통합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SR 경영혁신 추진과제를 강조한 점도 최대한 통합과 관련한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지 않으려는 권 사장의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권 사장이 한국철도공사 출신인 만큼 통합 문제가 불거지면 SR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광역철도본부장을 지내고 SR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는데 노조는 SR과 한국철도공사의 통합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권 사장은 취임식에서 “혁신을 통해 SR 조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 투명하고 공정한 열린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6월 발주한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평가 연구용역’ 마감시한은 12월19일까지로 늦어도 올해 안에는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용역을 맡은 인하대 산학협력단은 관·민·학 협의회 구성에 SR 노조를 포함해 가능한 많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포함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