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이수앱지스 신약 개발에서 이수화학 그린바이오로 확장

▲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이 이수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레드바이오(생명공학)에서 그린바이오(농화학)로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0년 이수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바이오 계열사 이수앱지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수그룹, 바이오사업 ‘레드’에서 ‘그린’으로 확장

15일 이수그룹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최근 바이오 중심 화학사를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한 이후 그린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합성세제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과 노말파리핀(NP)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로 이수그룹의 핵심 화학 계열사다.

이수화학은 올해 4월 말 중국 현지 농업기업 ‘롱쿤’과 중국 신장성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IT기술과 농업이 결합된 ‘스마트팜’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5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스마트팜 등 그린바이오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수화학은 중국 전역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시장을 목표로 IT기술을 접목해 생산한 고품질 과채류의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류승호 이수화학 대표는 “이번 스마트팜 구축 및 운영을 통해 미래형 농업생명산업으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수화학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스마트팜 플랫폼 수출 연구사업단’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스마트팜사업 진출을 타진해왔다.

이수화학의 스마트팜사업 진출은 이수화학의 바이오사업분야를 레드바이오에서 그린바이오로 확장하는 첫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수화학은 자회사인 이수앱지스를 통해 2000년대 초반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해왔다.

이수앱지스는 고셔병 치료제인 ‘애브서틴’을 2013년 개발해 신흥국에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 이란 등 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고 14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진행 중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쓰이는 고셔병 치료제는 세레자임인데 연 매출이 1조 원에 이른다. 이수앱시스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 애브서틴을 수출하기 위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수앱시스는 2014년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도 개발해 신흥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혈우병 치료제, 혈색소뇨증 치료제 등도 개발하고 있다.

◆김상범, 바이오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수그룹은 코스피 상장사 이수화학과 이수페타시스, 코스닥 상장사 이수앱지스 등 2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는 이수화학으로 이수그룹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내고 있다.

이수그룹 창업주인 고 김준성 명예회장은 5공화국 경제부총리, 대우 회장 출신으로 1969년 설립된 이수화학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을 모아 1996년 이수그룹을 출범했다.
 
김상범, 이수앱지스 신약 개발에서 이수화학 그린바이오로 확장

▲ 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김준성 창업주의 3남으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외동딸인 김선정씨의 남편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에서 2년 동안 변호사 생활을 하다 1992년 귀국해 3년 동안 대우그룹에서 국제법무실장으로 재직했다.

김 회장은 2000년 회장에 올라 경영권을 물려받았으며 2003년 이수그룹을 지주사체제로 바꾸었다.

김 회장은 바이오사업에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2001년 유전자를 이용한 질병 진단 기술과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연세의료원과 합작해 바이오벤처 ‘페타젠’을 설립했다. 이후 2004년 이수화학 내 생명공학사업본부와 합쳐 이수앱지스를 만들었고 2009년 기술특례상장에도 성공했다.

이수앱지스는 창사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이수앱지스는 암 치료제와 자가면역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수화학은 이수앱지스 연구개발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역할을 해왔다.

이수앱지스는 2007년 항혈전 치료제 ‘클로티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2013년 고셔병치료제 애브서틴, 2014년 파브리병치료제 파바갈 출시에도 성공했다.

이수앱지스는 신약이 개발되면서 매출이 늘어나고 적자폭은 개선되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2013년 매출 82억 원, 영업손실 63억 원을 봤지만 지난해 매출 195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을 냈다. 2016년에는 매출 191억 원에 영업손실 8억 원로 손익분기점에 거의 도달하기도 했다.

김상범 회장은 올해 3월 이수앱지스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에 올랐다. 물론 무보수다.

김 회장이 무보수로 이수앱지스 각자대표에 오른 이유는 이수앱지스가 애브서틴의 미국,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어 세 시장 확대를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