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원자력발전소 안전, 위태로운 조석  
▲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원자력발전소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원전 자료 유출 사건에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가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유출 규모와 유출 용의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반대그룹’은 23일 다섯번째로 원전 기술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고리1, 2호기 운전용 도면과 월성3, 4호기 최종 안전성 분석보고서 등이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부터 고리원전 1·3호기와 월성원전 3호기 등의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원전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2차 파괴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전 자료유출 사건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안보차원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원전은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1급 보안시설”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수원 내부 문건이 인터넷에 유출되고 유출자가 운영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유출자와 유출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밝혀낼 것”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테러의 심각성을 재인식해 원전뿐 아니라 국가핵심시설 전반에 대한 사이버테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유출사고 경위를 밝혀낼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유출자와 유출경위는 오리무중이다. 다만 유출된 자료로 미뤄보아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한 사람이 저지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중국 쪽에서 집중적으로 접속한 정황이 확인돼 검찰은 중국과 수사공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이 예고한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비상 대비태세를 갖췄다. 한수원은 24일 본사 종합상황실에 비상상황반을 꾸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비상상황반은 문제 발생 ,때 초동조치와 기술지원 등 긴급대응에 나선다.

한수원은 만약의 사태로 고리1, 3호와 월성 2호기 가동이 멈춰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개 원전의 전력량은 230만㎾로 예비전력 870만㎾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있다. 원전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생한다면 조 사장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사장은 정보유출과 안일한 대응에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조 사장은 유출사건에 대해 “기밀문서 유출은 없었다”며 “유출된 자료는 단순한 업무 흐름도 등 교육용 자료”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전반대그룹이 유출한 문서는 개인정보와 기술자료 등 예민한 자료가 적잖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 사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거짓 해명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한수원 대응이 잘못”이라며 “조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보안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