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남궁훈, 캐릭터 '라이언'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길을 찾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왼쪽)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카카오게임즈를 ‘라이언’으로 만들 수 있을까?

라이언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가운데 가장 늦게 대중과 만났지만 단숨에 인기 1위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라이언의 인기비결로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오는 ‘친근함’이 꼽힌다.

21일 카카오게임즈와 업계에 따르면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력을 ‘대중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미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이 선점해 3강체제가 굳건하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새 가능성이 열렸다. 게임 이용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파고들 여지가 생긴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친숙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을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궁 대표는 “프렌즈게임즈는 독보적 캐주얼게임 전문 개발사가 될 것”이라며 “게임 개발은 숙명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의 승부처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접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2월 프렌즈게임즈를 출범했다. 현재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프렌즈레이싱’, ‘프렌즈골프’ 등 캐주얼게임과 가상현실(VR) 게임 등을 만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궁훈, 조계현 각자대표체계를 유지하되 4월1일부터 두 대표의 역할을 조정한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에서 투자, 인수합병, 상장 등 굵직한 경영활동을 진두지휘하고 프렌즈게임즈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자체 게임개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상장 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역할 조정으로 남궁 대표의 역할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를 올해 안에 상장한다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게 됐다.

남궁 대표는 2월7일 열린 ‘카카오게임즈 미디어데이’에서 게임유통업에 이어 모바일, 스크린골프, 가상현실 게임개발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저변을 넓히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사업자로서 특성 때문에 해외에 나가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해외시장 공략은 물론 게임 산업 전 영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 대규모 자금도 들고 있다. 최근 텐센트, 넷마블게임즈 등에서 투자받은 금액이 1400억 원에 이른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카카오톡과 다음이라는 플랫폼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4월 2주년을 맞는 신생 회사임에도 들고 있는 재료가 많은 셈이다. 이제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할 지가 남궁 대표의 손에 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각자대표체제지만 남궁 대표가 언론에 얼굴을 자주 비추면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에 입사해 NHN, CJ인터넷, 위메이드 등을 거치면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에 한 우물을 팠다. 대학시절 택시 운전사를 했던 독특한 경력도 있다. 

남궁 대표가 뒤늦게 혜성처럼 나타난 '라이언'처럼 이미 굳건해 보이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3강구도를 깨뜨리는 날도 올까.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