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용인 에버랜드 부지의 공시지가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20일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내고 "에버랜드가 위치한 토지 가격을 회사가 임의로 낮추거나 높였다는 SBS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에버랜드 땅값 조작' 의혹 보도에 정면으로 반박

▲ 경기 용인시의 에버랜드 부지. <삼성물산>


SBS는 19일 저녁 8시 뉴스를 통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사안이 있을 때 에버랜드 땅값이 큰 변동을 보였다며 삼성물산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SBS에 따르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직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와 주변 토지 공시지가가 높아져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 자산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2015년 이전에는 에버랜드 토지 공시지가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매겨져 세금 혜택으로 이어졌고 이 부회장이 에버랜드 지분을 쉽게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놓고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땅값마저 조작했다면 이는 대한민국 과세 체계를 뒤흔드는 위법행위"라며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물산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공시지가는 국가기관이 전문가를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회사가 임의로 개입할 수 없다"며 "공시지가 상승과 경영권 승계, 합병은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비율이 자산가치가 아닌 주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다며 자산 재평가 등 제일모직의 회사가치를 높이는 데 더 유리한 방식의 작업도 실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땅값을 부풀리기 위해 증권사의 보고서 작성에 관여하거나 허위로 호텔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며 SBS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