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대항마'로 급부상, 후보 단일화 이뤄낼까  
▲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순회경선이 열린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 마련된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대선경선 후보자가 무대에 올라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문재인 대항마’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에 맞춰 국민의당 안팎에서 대선승리를 위해 비문연대와 후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앞세워 보수층과 연대에 선을 긋고 있지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맞설 주자는 사실상 안 전 대표가 유력해 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와 맞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민심에 따라 단일화라든지 세력 간 통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대표가 전날 홍석현 전 중앙일보 및 JTBC회장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회동한 것을 두고 “(김 전 대표가)하나의 세력을 만들기보다 국민의당 쪽으로 함께 해서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세력들이 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박지원 대표가 ‘3단계 연정론’을 제시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대표는 최근 홍 전 회장과 김종필 전 총리 등과 잇따라 회동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자강론과 연정론 중 자강론에 무게를 둬 왔지만 3단계 연정론을 제시하는 등 기류가 바뀌는 조짐을 보인다.

비문연대 후보단일화가 추진될 경우 구심점은 안 전 대표가 유력하다.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17.4%의 지지율로 안희정 충남지사를 끌어내리고 10개월 만에 2위에 이름을 올렸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전 대표는 25~26일 실시된 국민의당 제주호남 경선과 28일 진행된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본선행의 9부능선을 넘었다. 30일 있을 대구경북강원 경선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1위가 확실해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자강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층과 연대에 선을 그었다. 그는 평소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이 대결이 될 것이며, 나는 자신 있다”고 말해왔다.

안 전 대표는 3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연대론과 관련해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국민에 의한 연대, 오직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국민의당이 주축이 돼 대권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보수후보 간 3자 대결이 펼쳐질 경우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언제나 문 전 대표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대선승리와 정권창출이 목적인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안 전 대표가 보수층과 비문후보 단일화를 적극 추진할 경우 호남 민심은 ‘안철수 거부’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데 이 대목은 호남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는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호남 민심도 달래고 비문후보 단일화도 이룰 수 있다면 안 전 대표 입장에서 더할나위 없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막판에 접어들면 안 전 대표의 ‘정치력’이 비문후보 단일화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쪽은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대결 조짐이 보이자 “반문연대는 청산돼야 할 구태”(김두관 의원)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 연대는 가능하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며 “김종인 홍석현 정운찬 세분의 회동도 유의미한 움직임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