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융합 발전시설 규모 2040년 731억 달러 전망, 전기 생산 앞서 인프라 선점 경쟁

▲ 헬리온에너지가 미국 워싱턴주 말라가에 건설하는 핵융합발전소 '오리온'의 건설 현황. 회사가 지난 5월27일 X와 링크드인 공식 계정에 올린 사진이다. <헬리온에너지>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핵융합 발전 시장에서 관련 설비와 건설 시장이 먼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글로벌 기업은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시점보다 앞서 핵융합 발전소 건설과 핵심 부품 공급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1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컨설팅업체 헬릭소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2040년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 투자 규모가 연간 731억 달러(약 1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시기 핵융합 발전소가 생산할 전력 가치로 추정한 시장 규모인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3배를 넘는 규모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원자핵을 융합해 에너지를 얻는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방사성 폐기물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상업 전력을 생산한 사례가 없는데 이에 앞서 설비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헬릭소스의 알렉스 보로브스키스 공동창업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초기 핵융합 발전소는 건설 비용이 높기 때문에 사업 기회는 전력 판매보다 발전소 건설 자체에서 먼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핵융합 공급망 기업은 중장기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소재 기업 후지쿠라는 핵융합용 자석 소재 수요 증가에 대비해 7200만 달러(약 1090억 원)를 투자해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 에이컴은 핵융합 스타트업 타입원에너지에 투자했다. 타입원에너지는 2030년대 중반 미국과 영국에서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컴의 트로이 러드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핵융합은 상용화까지 5~10년 정도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경제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에게도 충분한 수익 사업이다”고 말했다.

공급망 기업의 수주도 늘고 있다. 한 엔지니어링 업체의 임원은 현재 핵융합 관련 수주 잔고가 약 2억5천만 달러(약 378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근 핵융합 산업에는 정부와 빅테크 기업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알파벳(구글 모기업)과 아마존 및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청정에너지원 확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 이너시아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월11일 구글을 포함한 투자사로부터 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금 4억5천만 달러(약 6500억 원)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는 미국 워싱턴주 말라가에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반 작업에 들어갔다고 2025년 7월30일 발표했다. 

헬리온에너지는 2023년 MS에 2028년까지 최소 50메가와트(MW) 이상의 핵융합 전력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컨설팅업체 키컨설턴시의 존 러들스턴 이사의 발언을 인용해 “핵융합 공급망은 규모가 작고 전문화돼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지만 생산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며 "이런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핵융합 발전 확대에 변수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