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ATL은 올해 1분기 중국 전기차 시장 역성장에도 전년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 각각 2천억~3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분기 중국 CATL '4.5조 흑자' K배터리 3사 '8천억 적자', 점유율 '42% vs 15%' 갈수록 격차 커져

▲ 중국 CATL이 올해 1~2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42%를 넘게 차지하며, 갈수록 국내 배터리 3사와 격차를 넓히고 있다. < CATL >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나트륨 배터리(SIB)’마저도 CATL이 앞서가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중저가 모델 위주로 확산되는 가운데 CATL의 성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ATL은 지난 15일(현지시간) 2026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CATL은 올해 1분기 매출 1291억3104만 위안(27조9400억 원), 순이익 207억3771만 위안(4조4900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2.5%, 순이익은 48.5%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CATL이 올해 매출 5410억 위안(117조 원), 순이익 884억 위안(19조 원)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237억 위안(91조), 순이익 722억 위안(16조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이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2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영업손실은 2699억 원으로 추산됐다. 또 하나증권은 SK온의 1분기 영업손실을 3108억 원으로 추정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69.6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보다 2.0% 감소했다. 그럼에도 CATL의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6.4% 증가했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약진도 두드러졌다. CATL은 올해 1~2월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약 4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 모델 위주로 확대되며 CATL이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CATL은 올해 1~2월 중국을 포함한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42.1%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합산 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올해 1분기 15%로 줄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축소하고, ESS용 배터리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ESS 관련 탈중국 규제를 강화하는 등 K배터리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K배터리 3사는 ESS 확산 흐름을 타고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점유율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ATL은 지난해 세계 ESS용 배터리 사용량의 30%에 해당하는 167GWh를 판매했다. 올해 CATL의 ESS용 배터리 판매량은 200GWh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비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4%를 조금 넘긴 수준에 그쳤다.
 
1분기 중국 CATL '4.5조 흑자' K배터리 3사 '8천억 적자', 점유율 '42% vs 15%' 갈수록 격차 커져

▲ 중국 CATL이 제조한 나트륨 배터리 모습. < CATL >


CATL은 차세대 보급형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 내수 전기차 모델 일부에 나트륨(소듐) 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나트륨 배터리는 기존에는 낮은 에너지밀도 문제로 ESS에만 활용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성능 개선을 통해 LFP 배터리 수준의 에너지밀도 구현했다는 게 CATL 측 설명이다.

CATL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의 50%를 나트륨 배터리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나트륨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빨라도 2027년 이후 출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ATL의 중국 외 시장에서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전력수요에 기반한 ESS용 배터리 수요 증가와 전기차 부문의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