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7월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놓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지금까지는 기후부에서 인증 받은 전기차 별로 보조금 지급에 차등을 뒀지만, 7월부터는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넘지 못하면 그 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기자의눈]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수입차 죽이기?, 서비스·인프라 투자 얼마나 했는지 자문해야

▲ 테슬라코리아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테슬라코리아>


이번 논란의 핵심은 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을 배제하고,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산차 기업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자국 기업에 유리한 정책은 당연하다는 입장과 소비자 선택권을 빼앗는 조치라는 입장으로 팽팽히 갈린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자국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하는 것은 이미 해외 주요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긴 했지만, 그 전에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고, 북미에서 전기차를 최종 조립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웠다.

중국도 전기차를 국가 산업으로까지 내세우면서 키우는 과정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들에만 보조금을 지급했다.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차량들이 중국에서 받은 보조금 0원이다.

유럽연합(EU)도 차량 부품의 최소 70% 이상을 EU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만든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법을 조만간 시행한다.

기후부가 7월부터 시행하겠다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보면 국내 투자와 서비스센터, 인프라를 늘려야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수입차 중에는 그동안 국내 꾸준히 투자해온 BMW코리아 정도가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된 평가 기준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이 충족하기 어려운 항목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특허 보유 현황 등은 수입차 업체들이 최하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수입차 업체들이 사실상 통과할 수 없는 기준들은 손보는 게 맞지만, 바뀌는 보조금 정책 자체를 놓고 국산차에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자의눈]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수입차 죽이기?, 서비스·인프라 투자 얼마나 했는지 자문해야

▲ BYD코리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7'. < BYD코리아 >


테슬라코리아와 BYD(비야디)코리아가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로 선정되려면 국내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것을 놓고 불합리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번 심사 기준에서 정비망 구축 현황 항목을 보면 전국에 직영 서비스센터 15개 이상을 갖춰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코리아가 직영 서비스센터 14개를 운영하고 있어 기후부가 만점을 주지 않기 위해 15개라는 기준을 정했다고까지 주장하지만, 잘못된 정보다.

테슬라코리아는 10일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 16곳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해당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6곳 가운데 9곳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

현재 테슬라코리아 직영 서비스센터는 1곳당 1만 대에 가까운 차량을 담당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판매되는 차량에 비해 서비스센터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정비망 구축 항목에서 이미 만점을 받게 된 테슬라코리아가 과연 앞으로 서비스센터를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인지를 더 우려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번 논란에서 테슬라코리아가 자사 전기차의 'BMS a_079' 배터리 기술오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는 곳은 거의 없다. 단순히 테슬라코리아가 보조금을 못 받는 상황이 말이 되냐는 주장뿐이다.

연구개발(R&D) 투자 항목에서는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곳은 5점 만점을 받는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미 국내에 R&D센터까지 구축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하더라도,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연구개발을 위한 국내 시설 설립 소식은 아직도 들리지 않고 있다.

국내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과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고객서비스 품질마저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수입 전기차 기업에 과연 보조금 주는 게 과연 합당한지 묻고 싶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