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해 내놓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제도가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미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입법이 지연되는 사이 시장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정책 효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18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RIA 과세 특례 도입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달가량의 표류 끝에 조만간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전날 RIA 도입 등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19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RIA 제도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1년 동안 RIA를 통해 국내주식·주식형 펀드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율은 매도 시점에 따라 5월 말까지 100%, 7월 말까지 80%, 연말까지 50%로 차등 적용되고 1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해외 주식 양도세는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세율 22%(양도세 20%, 지방소득세 2%)가 적용된다. 해외 주식 1천만 원어치를 사서 3천만 원이 된 경우 양도차익 2천만 원에 관한 세금 385만 원을 내야 한다.
투자자가 RIA를 활용해 5월 말까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면 세금 385만 원을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기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미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을 대부분 마무리해 두고 있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빠르게 RIA 출시가 가능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RIA 법안을 처리할 계획을 세웠고, 국회 재경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1월23일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 등 강행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상임위원회 일정 전면 보이콧에 나서면서 심사 일정이 지연돼왔다.
이에 정부는 국회 처리 지연에 맞춰 애초 1분기까지 적용할 예정이었던 100% 공제 구간을 5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문제는 제도 도입이 지연되는 사이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현재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국내 증시는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RIA는 해외로 쏠린 개인 투자자금을 국내로 유입시켜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해외자산 선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양도세 면제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지금처럼 유가 급등과 중동 리스크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미국보다 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 추세가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RIA의 ‘서학개미’ 유입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 주식을 매도해 원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환차익을 실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환율 상승 기대가 이어질 경우 국내 복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세제 혜택이 단기적으로 일부 자금 이동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1년 한시 조치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 매력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자금 유턴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RIA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거시경제 관점에서 국제 자본 이동은 양국 간 금리격차 및 증시 기대수익률 격차 등에 의해 결정되므로 과세특례는 단기적 수급 조절 효과에 국한될 수 있다”며 “미국 증시 기대수익률이 한국 증시 기대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계기로 국내에 유입된 자금이 특례기한 종료 뒤 해외로 재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RIA는 ‘출시 준비 완료’ 상태에서 출발선에 섰지만, 정책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실효성을 시험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RIA 등 환율안정 3법을 두고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해주신 여야 재경위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외화자금의 국내 복귀 등을 유도해 외환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금융투자업계는 이미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입법이 지연되는 사이 시장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정책 효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관 법안이 의결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RIA 과세 특례 도입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달가량의 표류 끝에 조만간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전날 RIA 도입 등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19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RIA 제도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1년 동안 RIA를 통해 국내주식·주식형 펀드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율은 매도 시점에 따라 5월 말까지 100%, 7월 말까지 80%, 연말까지 50%로 차등 적용되고 1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해외 주식 양도세는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세율 22%(양도세 20%, 지방소득세 2%)가 적용된다. 해외 주식 1천만 원어치를 사서 3천만 원이 된 경우 양도차익 2천만 원에 관한 세금 385만 원을 내야 한다.
투자자가 RIA를 활용해 5월 말까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면 세금 385만 원을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기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미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을 대부분 마무리해 두고 있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빠르게 RIA 출시가 가능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RIA 법안을 처리할 계획을 세웠고, 국회 재경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1월23일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 등 강행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상임위원회 일정 전면 보이콧에 나서면서 심사 일정이 지연돼왔다.
이에 정부는 국회 처리 지연에 맞춰 애초 1분기까지 적용할 예정이었던 100% 공제 구간을 5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문제는 제도 도입이 지연되는 사이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현재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국내 증시는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RIA는 해외로 쏠린 개인 투자자금을 국내로 유입시켜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해외자산 선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양도세 면제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지금처럼 유가 급등과 중동 리스크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미국보다 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조세소위에서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 추세가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RIA의 ‘서학개미’ 유입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 주식을 매도해 원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환차익을 실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환율 상승 기대가 이어질 경우 국내 복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세제 혜택이 단기적으로 일부 자금 이동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1년 한시 조치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 매력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자금 유턴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RIA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거시경제 관점에서 국제 자본 이동은 양국 간 금리격차 및 증시 기대수익률 격차 등에 의해 결정되므로 과세특례는 단기적 수급 조절 효과에 국한될 수 있다”며 “미국 증시 기대수익률이 한국 증시 기대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계기로 국내에 유입된 자금이 특례기한 종료 뒤 해외로 재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RIA는 ‘출시 준비 완료’ 상태에서 출발선에 섰지만, 정책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실효성을 시험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RIA 등 환율안정 3법을 두고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해주신 여야 재경위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외화자금의 국내 복귀 등을 유도해 외환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