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 업계의 지난해 실적 양극화가 한층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과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들이 장기 흥행 게임을 앞세워 압도적 실적 우위를 굳힌 데 반해 중견 게임사들은 줄줄이 적자 늪에 빠졌다.
새 게임의 흥행 가뭄으로 소수의 대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업계의 실적 양극화가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하면 일부 대형 게임사가 독주한 가운데, 그 외 경쟁사들은 흑자 폭이 미미하거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2024년에 이어 작년에도 매출 4조 원을 넘기며 2년 연속 ‘매출 4조 클럽’ 달성이 예상된다.
연간 매출은 4조5594억 원, 영업이익은 1조4112억 원으로 추산됐다. 장기 흥행작에 더해 ‘마비노기 모바일’, ‘아크 레이더스’, ‘메이플 키우기’ 등 신작들이 성과를 내며 전년 대비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26.4% 증가하는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크래프톤도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21.7% 증가한 3조2972억 원, 영업이익은 0.5% 늘어난 1조1883억 원으로 추산했다. 4분기에 사내근로복지기금과 소송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집중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도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4% 증가한 2조7793억 원, 영업이익은 60.90% 늘어난 3469억 원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8년 만에 3천억 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등 자체 개발 신작들의 성과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게임 업계 전반의 실적 분위기는 침울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는 통상적 이익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조5308억 원, 영업이익 23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4년 1천억 원대 대규모 적자에서는 벗어났지만, 이익 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위메이드도 매출 5981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으로 ‘미르2·3’ 중국 라이선스 매출 효과에 힘입어 간신히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게임사들은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4695억 원, 영업손실 411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산됐다. 펄어비스는 매출 3522억 원, 영업손실 약 203억 원으로 신작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며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역시 매출 6916억 원, 영업손실 58억 원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양극화 배경으로는 기존 캐시카우 게임의 ‘매출 유지력’ 차이가 지목된다. 게임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신규 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하면서, 소수의 대형 게임들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최근 PC방 점유율 상위권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FC온라인, 서든어택, 오버워치,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 등이 차지하며, 수년째 큰 변화 없이 고착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된 신작 가운데 상위권에 안착한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유일했지만, 이 역시 엔씨소프트의 기존 인기 게임 ‘아이온’을 기반으로 한 후속작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상반기 우수게임으로 선정된 ‘마비노기 모바일’,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하반기 흥행작으로 떠오른 ‘메이플 키우기’ 등이 모두 기존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들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리니지 클래식’ 출시를 예고하는 등 주요 게임사들이 다시 검증된 게임으로 회귀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정헌 넥슨 본사 대표는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수 대형 게임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고, 산업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흥행 게임 지식재산(IP)이 약한 중소 중견 게임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게임 이용률은 50.2%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이트 이용자는 감소하고 코어 게이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신작이 안착할 수 있는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게임사들도 수익이 검증된 장르와 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AAA급 대작이나, 반대로 가볍게 소비되는 소형 게임만 살아남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새 게임의 흥행 가뭄으로 소수의 대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업계의 실적 양극화가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넥슨·크래프톤·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과 중소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넥슨>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하면 일부 대형 게임사가 독주한 가운데, 그 외 경쟁사들은 흑자 폭이 미미하거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2024년에 이어 작년에도 매출 4조 원을 넘기며 2년 연속 ‘매출 4조 클럽’ 달성이 예상된다.
연간 매출은 4조5594억 원, 영업이익은 1조4112억 원으로 추산됐다. 장기 흥행작에 더해 ‘마비노기 모바일’, ‘아크 레이더스’, ‘메이플 키우기’ 등 신작들이 성과를 내며 전년 대비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26.4% 증가하는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크래프톤도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21.7% 증가한 3조2972억 원, 영업이익은 0.5% 늘어난 1조1883억 원으로 추산했다. 4분기에 사내근로복지기금과 소송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집중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도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4% 증가한 2조7793억 원, 영업이익은 60.90% 늘어난 3469억 원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8년 만에 3천억 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등 자체 개발 신작들의 성과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게임 업계 전반의 실적 분위기는 침울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는 통상적 이익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조5308억 원, 영업이익 23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4년 1천억 원대 대규모 적자에서는 벗어났지만, 이익 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위메이드도 매출 5981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으로 ‘미르2·3’ 중국 라이선스 매출 효과에 힘입어 간신히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게임사들은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4695억 원, 영업손실 411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산됐다. 펄어비스는 매출 3522억 원, 영업손실 약 203억 원으로 신작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며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역시 매출 6916억 원, 영업손실 58억 원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 크래프톤은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크래프톤>
이 같은 실적 양극화 배경으로는 기존 캐시카우 게임의 ‘매출 유지력’ 차이가 지목된다. 게임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신규 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하면서, 소수의 대형 게임들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최근 PC방 점유율 상위권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FC온라인, 서든어택, 오버워치,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 등이 차지하며, 수년째 큰 변화 없이 고착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된 신작 가운데 상위권에 안착한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유일했지만, 이 역시 엔씨소프트의 기존 인기 게임 ‘아이온’을 기반으로 한 후속작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상반기 우수게임으로 선정된 ‘마비노기 모바일’,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하반기 흥행작으로 떠오른 ‘메이플 키우기’ 등이 모두 기존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들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리니지 클래식’ 출시를 예고하는 등 주요 게임사들이 다시 검증된 게임으로 회귀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정헌 넥슨 본사 대표는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수 대형 게임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고, 산업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흥행 게임 지식재산(IP)이 약한 중소 중견 게임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게임 이용률은 50.2%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이트 이용자는 감소하고 코어 게이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신작이 안착할 수 있는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게임사들도 수익이 검증된 장르와 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AAA급 대작이나, 반대로 가볍게 소비되는 소형 게임만 살아남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