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배당을 확대하면서 정의선 회장이 올해 2천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계열사들의 주가도 상승하면서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가치도 크게 뛰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배당금 2천억 넘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으로 그룹 지배력 높이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계열사들에서 2천억 원이 넘는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 가치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그룹 지배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정 회장이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배당금과 함께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후 지분 매각 대금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 순환출자형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3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이 올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 해소를 위해 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해묵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그룹 총수에 오른 이후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보다 그룹 지배력이 낮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가장 낮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합해도 7.62% 밖에 되지 않는다.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분 매입이 필수인 셈이다.

정 회장이 직접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 지분은 30일 기준으로 기아가 17.66%, 현대제철이 5.92%, 현대글로비스가 0.71%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모두를 확보하려면 30일 종가인 44만9천 원 기준으로 10조1421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최근 현대모비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이 4조 원 가량 늘었다.

정 회장은 올해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로부터 배당금으로 2천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자동차 관세로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매출에서는 두 회사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배당금을 주당 1만 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배당인 1만2천 원과 비교해 16.7%가 줄긴 했지만, 역대 3번째로 높은 배당금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 559만847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에서 받는 배당금은 559억8478만 원이다.

기아는 배당금을 주당 6800원으로 책정했다. 2024년과 비교해 4.6%를 늘렸다. 정 회장은 기아 주식 706만1331주 들고 있다. 정 회장은 기아에서 배당금 480억1705만 원을 받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배당금을 2024년보다 8.3% 늘어난 주당 6500원으로 결정했다. 정 회장이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식은 30만3759주다. 현대모비스에서 받게 되는 배당금은 19억7443만 원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배당금 2천억 넘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으로 그룹 지배력 높이나

▲ 현대차그룹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의 기업 가치는 40조 원 정도로 평가받았지만, CES 2026 이후 990억 달러(142조8075억 원)로 몸값이 급등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배당금을 가장 크게 늘렸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2024년보다 57% 증가한 5800원으로 책정했다.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1499만9982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금으로 869억9990만 원을 받게 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주당 배당금을 역대 최대인 1900원으로 결정했다. 2024년보다 6.7% 늘리면서 역대 최대 배당금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정 회장은 현대오토에버 주식 201만 주를 들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에서 받는 배당금 규모는 38억1900만 원이다.

현대위아도 주당 배당금을 역대 최대인 1200원으로 책정했다. 2024년과 비교해 9.1%가 늘었다. 현대위아 주식 53만1095주를 들고 있는 정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6억3731만 원이다.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과 2023년 주당 600원씩을 배당했지만, 지난해에는 순손실을 내면서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113억 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배당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890만32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주당 600원을 배당한다고 했을 때, 정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53억4196만 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배당까지 합치면 정 회장이 올해 그룹 계열사에서 받게 되는 배당금은 모두 2027억7443만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가치가 최근 급등했기 때문에 주식을 처분함과 동시에 배당금을 더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이노션 등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상장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를 모두 합하면 30일 종가 기준으로 8조4931억 원에 달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까지 성공한다면 순환출자 구조 개편을 위한 지분 매입 자금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 가치는 올해 1월 초 CES 2026 전만 해도 40조 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행사 직후 몸값이 급등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를 990억 달러(142조8075억 원) 가량로 추산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개인자금 2389억 원을 들여 지분 21.9%를 확보했다. 단순 계산으로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는 31조2700억 원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