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에서는 한문희 전 사장의 후임 사장 인선이 진행 중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코레일은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과 통합을 비롯해 안전관리 강화 등 해결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새 사장 인선 절차는 물론 새 사장의 취임 이후 현안 처리까지 한동안 숨 가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코레일에 따르면 정정래 사장 직무대행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정 대행은 지난해 8월 한문희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직무대행으로 한국철도공사를 이끌어 왔다. 최근 들어 건강이 악화한 데다 정부에 업무보고도 마무리하면서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행의 사의로 코레일은 한동안 사장 직무를 놓고 대행의 대행이 이뤄지는 상태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코레일에 반년 가까이 이어져 온 수장 공백은 이른 시일에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 대행의 사의도 새 사장 임명이 임박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코레일의 사장 공모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됐다. 지난해 12월4일 마감된 후보자 공모에는 모두 13명이 지원했으며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쳐 5명의 후보자가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된 상태다.
코레일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사장 선임 절차는 재공모 결정 등 큰 지연 없이 진행돼 2월 안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자 5인은 모두 철도 전문성 측면에서는 논란이 없을 인사들로 평가된다.
5인 후보자는 정희윤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 이종성 전 서울메트로 신사업지원단장 외에 대학교수, 코레일 내부 출신, 서울교통공사 출신 등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희윤 전 사장은 철도고와 대림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통합 인천교통공사 초대 상임감사, 서울도시철도공사 상임감사, 통합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 등 대형 도시철도 공기업의 감사·감독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경력을 가진다.
이종성 전 단장은 기관사 출신으로 철도공학 박사학위도 취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전 현장부터 관리·연구·교육·신사업까지 수직적 경험을 갖춰, 코레일의 대규모 인력·노선 구조 속에서 안전운행·운영상 효율 개선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를 비롯해 후보자들이 모두 철도 전문성을 갖춘 만큼 새 사장 선임에는 기관 통합을 이끌 조직 관리 역량과 정책 실행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코레일의 새 사장은 선임되자마자 강도 높은 업무 추진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무적으로 급박한 사안으로는 당장 3월부터 진행된 KTX와 SRT 교차운행 추진이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과 SR 통합을 위해 3월부터 KTX와 SRT의 교차운행을 시작으로 통합편성 및 운영, 승차권 예매 통합, 기관통합 등을 연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해 뒀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산하 38개 기관 업무보고에서 “3월부터 두 기관의 운영 통합을 하도록 하고 1년 이내에 기관 통합을 진행한다”며 코레일과 SR의 통합 작업은 로드맵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현재 코레일은 물론 SR까지 수장이 공석인 상태인 만큼 KTX와 SRT의 교차운행을 위한 실무 준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레일 새 사장으로서는 취임 직후부터 속도를 내서 처리해야 할 현안인 셈이다.
KTX와 SRT의 교차운행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될 통합 작업에서는 두 기관 노조와 소통 등 화학적 결합까지 조직 관리 업무 역시 녹록지 않다.
코레일의 새 사장에게는 조직 통합을 비롯해 안전 관리의 강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한 전 사장과 직전 나희승 전 사장 역시 인명 사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을 정도로 코레일에 안전사고는 고질적 문제다.
이재명 정부가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다음 코레일 사장 역시 안전 문제 개선과 관련된 강도 높은 요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의 대전환 가운데 하나로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들며 “생명 경시에 따른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르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면 산재사고가 감소하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