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과 가스터빈에 이어 풍력터빈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춘다.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전략·혁신부문 사장은 SMR과 가스터빈 사업의 토대를 닦은 데 이어 풍력터빈 사업 키우기에도 직접 나서 성장에 필요한 3대 축을 단단히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 풍력터빈 확장 본격화, 송용진 SMR과 가스터빈 이어 '3대 축' 완성 앞으로

▲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전략·혁신부문 사장이 풍력터빈 사업 확장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


24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기존 파워서비스BG(비즈니스 그룹) 아래에 놓여 있던 풍력발전 부문을 내년 1월부터 단독 BG로 확대한다.

이달 중순 조직 개편과 인사발령이 있었는데 송용진 전략·혁신부문 사장이 풍력BG장을 겸임하게 됐다. 

계열사 두산밥캣을 제외한 두산에너빌리티 별도 매출에서 풍력사업 매출 비중은 올해 아직 한 자릿수 비율에 머문다. 이를 중기 목표 달성 연도인 2029년까지 두 자릿수로 끌어 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이번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초 장기 경영계획을 통해 자체 사업에서 2029년 매출목표를 11조3천 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6조5천억 원가량에서 연평균 15% 성장하겠다는 것인데 이 가운데 풍력터빈 비중을 10% 중후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전략·혁신부문 담당인 송 사장이 풍력터빈 사업까지 직접 맡아 주력 사업인 SMR을 포함한 원자력과 가스터빈에 이어 풍력터빈 사업을 3대 축으로 만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해상풍력을 확대한다는 정책을 마련해 놓고 있어 두산에너빌리티가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풍력BG를 별도로 출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정부 간 태스크포스회의를 통해 연간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현재 0.35GW(기가와트)에서 2030년까지 10배 이상 늘어난 4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또 2035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누적 용량을 2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뿐 아니라 풍력발전 포트와 설치선박, 물류 인프라도 확대하고 해상풍력 입찰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며 발전 단가도 낮추는 등 구체적 실행 전략을 마련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풍력발전 사업에 진출해 기술개발을 이어가 풍력터빈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0년 3MW(메가와트) 용량에 이어 5.5MW, 8MW를 잇달아 개발했고 10MW 제품도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다. 

부품 국산화율도 초기 30% 수준에서 70%까지 끌어 올렸다. 국내 주요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해 제주탐라 해상풍력, 전북 서남해 해상풍력, 제주한림 해상풍력 등에 풍력터빈을 공급한 이력을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풍력터빈 확장 본격화, 송용진 SMR과 가스터빈 이어 '3대 축' 완성 앞으로

▲ 두산에너빌리티가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전략에 따라 SMR과 가스터빈에 이어 풍력터빈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해 최근 SMR, 가스터빈에서는 기대감을 수주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 과정을 이끈 송 사장이 풍력터빈 사업 확장까지 이룰지 주목된다.

송 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딴 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일했다. 

2008년 두산에너빌리티 합류한 송 사장은 2017년 전무, 2021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전략·혁신 업무를 맡아 석탄화력 중심이던 기존 사업구조를 SMR, 가스터빈, 풍력터빈 등으로 전환하는 일을 담당해왔다.

특히 엑스에너지,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미국 SMR 개발업체와 제휴를 통해 사업기반을 다졌으며 가스터빈 사업 확대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사장은 지난 4월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과학기술훈장을 받기도 했다. 송 사장은 수훈 소감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 개발과 혁신적인 기술 융합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글로벌 협력을 증진하여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