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화웨이가 4월15일 홍콩에서 열린 이노엑스 박람회에 전시한 아틀라스 800 서버. <연합뉴스>
중국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외국산 AI 반도체 의존을 낮추고 반도체 자립을 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 산업정보화부가 화웨이와 캠프리콘을 포함한 AI 반도체를 정부 조달 목록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혁신목록’이라는 이름의 해당 목록은 공공기관과 국영기업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보기술(IT) 제품을 조달하는 지침 역할을 한다.
중국 내 다수의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이 이미 이러한 지침을 전달 받았다고 취재원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이전에 자국산 반도체를 우선시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서면 지시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조치는 미국과 AI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IT 부문 조달에서 외국산 제품을 배제해 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인텔과 AMD,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이 개발한 반도체와 운영체제 대신 중국 기업을 조달 목록에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에 관공서와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과 국영기업에서 외국 기술 제품이 단계적으로 퇴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조치에 반발하는 기업도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려던 기업이 난항을 겪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0’을 중국에 수출토록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성장통은 불가피하다”며 “반드시 기술 독립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