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코엑스몰’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부활할 수 있을까?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코엑스몰을 인수한 뒤 곳곳에 스타필드 브랜드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코엑스몰이 침체기를 걷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의 '스타필드 코엑스몰' 살리기에 '진땀'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건물 내외부 인테리어는 물론 영수증이나 카드단말기에도 신경을 쓰며 코엑스몰의 '스타필드화'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하철 2호선에서 음성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지하철이 삼성역에 도착하면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가려면 몇번 출구로 나가라는 광고가 나온다.

건물 곳곳에 스타필드 관련 조형물을 설치했고 영수증이나 카드단말기에서도 스타필드 로고를 볼 수 있다. 코엑스몰은 기존에 바닥과 천장, 기둥에 이르기까지 모두 흰색이었으나 이제 스타필드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엑스몰에서 신세계포인트로 적립도 가능하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샵 등 이마트 계열 전문매장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코엑스몰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강남권에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코엑스몰의 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과제가 무거워 보인다.

무역협회가 2013년 3천억 원가량을 들여 대대적으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입점 브랜드의 가격대가 높아지고 동선도 복잡해지면서 코엑스몰 유동인구 자체가 크게 줄었다. 강남을 비롯해 경기 남부권에 롯데월드몰, 현대백화점 판교점, 스타필드 하남 등 대형 쇼핑몰들이 잇달아 들어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엑스몰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백화점과 애경그룹이 최종입찰에서 발을 뺀 이유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코엑스몰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날씨가 추워 야외활동이 어려운 한겨울은 코엑스몰 같은 대형쇼핑몰에게 성수기다. 그러나 일부 식당가와 영화관을 제외하고 코엑스몰에서 사람이 붐비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코엑스몰 상권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 부회장도 1월 초 열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엑스몰이 2019년이나 2020년이 되면 바뀌었다고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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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2월1일부터 4일까지 스타필드 코엑스몰 출범 기념행사가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열렸다.
정 부회장은 “코엑스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선이 난해하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전문점이 부족한 것”이라며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코엑스몰의 변화를 이끄는 동안 코엑스몰의 공실률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줄었는데 임대료는 유지되면서 코엑스몰을 떠나는 임차인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실률은 5~6%에 이른다. 올해 재계약을 앞둔 매장만 100여 개에 이르는데 이들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인들은 상권이 죽은 만큼 임대료를 내려달라는 입장인데 신세계 측에서 이를 받아들일 경우 수익성이 더욱 나빠지게 된다”며 “신세계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결국 코엑스몰의 상권을 살리고 이를 바탕으로 임대료를 높이는 등 신세계그룹과 상인들이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