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알리바바 포함 중국 업체 엔비디아 H20 사재기, 트럼프 수출 통제 대비

▲ 3월2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인근 교차로를 한 보행자가 건너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재기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 반도체 대중 수출을 통제해 선제적으로 비축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23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20 반도체 ‘긴급 주문’을 넣었다. 

한 취재원은 긴급 주문 규모가 120억 달러(약 17조 원)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장당 가격이 1만2천 달러로 알려진 H20 10만 대를 주문했다는 뜻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이 H20을 올해 5월 말까지 서둘러 출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정부가 수출 규제를 발표해 실제 납품 물량은 부족했다”면서도 “수십억 달러 상당의 제품이 발표 전에 출하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4월 초 엔비디아 H20을 비롯해 비교적 사양이 낮은 AI 반도체를 중국에서 판매하려면 각 기업이 특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제한 조치로 55억 달러의 분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자체 전망치를 내놨다. 

중국 업체가 해외 자회사나 협력사를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를 확보하려 한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의 한 기술기업 임원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H20 규제를 하리라고 예상해 놀랍지 않았다”며 “대다수 중국 업체가 반도체를 비축해 뒀다”라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