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면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부여받은 3년의 임기 가운데 마지막 1년이 본격 시작됐다.

남은 1년의 성과가 내년 이후에도 두 회장이 리더십을 이어갈 '발판'과 '명분'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진 회장과 임 회장은 모두 신뢰 회복과 비은행 강화를 과제로 안고 있다.
 
진옥동 임종룡 '남은 임기 1년' 연임 발판 만들까, '같은 듯 다른' 신뢰 회복과 비은행 전략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년 가량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밸류업’이라는 대명제 안에서 두 과제를 챙기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단단한 내부통제 체계 구축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는 만큼 신뢰 회복을 좀 더 앞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약 1년의 임기를 남겨둔 진 회장과 임 회장이 올해 성과 창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임기를 2026년 3월23일까지로 공시했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2025년도 정기 주주총회’까지 회장직을 맡는다고 정했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시기를 고려하면 역시 2026년 3월까지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장 모두 재신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바라본다.

4대 금융지주의 회장직은 해당 회사만이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책으로 평가된다. 안정적 리더십을 구축해야할 필요성도 크다는 점에서 연임하는 사례가 많다.

진 회장과 임 회장에게 올해 성과가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임기 마지막해의 성과는 연임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진 회장과 임 회장이 성과를 내야 하는 공통 현안은 ‘신뢰 회복’과 ‘비은행 강화’가 꼽힌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에서,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드러났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이 올해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진옥동 임종룡 '남은 임기 1년' 연임 발판 만들까, '같은 듯 다른' 신뢰 회복과 비은행 전략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강화 과제의 중요성도 못지않다. 

2024년 신한금융 순이익에서 비은행 기여도는 25.2%다. 2021년 42.4%, 2022년 39.0%, 2023년 35.0%으로 줄다가 20%대까지 떨어졌다.

우리금융에게 비은행 강화는 오랜 숙제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계열사가 없어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부터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신뢰 회복과 비은행 강화 과제를 신한금융의 질적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2025년에도 ‘신한이라면 믿을 수 있다’ ‘역시 신한은 다르다’는 확신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며 “탁월한 질적 성장과 혁신을 바탕으로 신한의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신뢰 회복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에게는 신뢰 회복이 비은행 강화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완주를 위해 금융위원회의 예외적 승인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내부통제 운용의 실효성을 증명해 시장과 당국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진옥동 임종룡 '남은 임기 1년' 연임 발판 만들까, '같은 듯 다른' 신뢰 회복과 비은행 전략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완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내부통제 실패가 등급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다만 금융위는 대상 금융사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자회사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임 회장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일련의 사건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의 모든 임직원이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 한 해,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그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