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 통영에코파워 본궤도 올라, 정몽규 에너지 사업다각화 힘받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에너지 사업 다각화가 힘을 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DC그룹의 에너지사업 계열사 통영에코파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주력 건설업 외에 에너지 분야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해 성장동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가 본격 상업가동에 들어가면서 향후 사업 전망도 밝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영에코파워는 국내 최초로 자체 LNG 저장설비를 갖춘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HDC그룹 계열사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 지주사인 HDC가 60.5%, 한화에너지가 26.5%, 한화가 13.0% 지분을 쥐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와 LNG 탱크를 공유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수소 혼합이 가능한 가스터빈을 도입해 장기적 탄소 저감이 가능한 친환경 발전소로 꼽힌다.
 
HDC그룹 통영에코파워 본궤도 올라, 정몽규 에너지 사업다각화 힘받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사진 앞줄 가운데) 2023년 경남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있는 HDC그룹의 통영에코파워를 방문해 통영에코파워에 사용될 LNG를 수송하는 ‘AMADI호’의 첫 입항을 기념하는 입항식에 참석했다. < HDC >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A수준인 신용등급과 관련한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며 앞으로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상업가동 이후 2024년 4분기에 400억 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영에코파워는 복합화력발전소 시험가동을 하던 2023년까지는 영업손실을 보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상업가동을 본격화하면서 바로 흑자로 전환했다.

통영에코파워의 현재 가동률은 60% 내외로 수도권에 위치한 LNG 직도입 발전소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양호한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투자 초기 과중했던 재무부담도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그룹이 LNG 발전소 및 터미널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총 사업비 1조3천억 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은 2730억 원이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차입금이 50% 이상인 7천억 원이다. 주주사 등 지급보증 회사채가 3270억 원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고정비 충당에 필요한 용량요금수입과 전력량요금마진(전력도매가격-연료비)을 통한 현금 유입을 통해 연간 PF원리금과 회사채 금융비용 등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이 10년 이상 공들여온 신사업이다. 2013년 2월에 920메가와트(MW) 규모의 1기 통영복합화력이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고 같은 해 8월 HDC그룹의 계열회사인 통영에코파워주식회사가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6월 통영에코파워가 법적 기한 내에 부지확보에 실패하고 실시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발전사업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HDC그룹은 이에 대응해 한달 후 취소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HDC그룹은 2019년 4월 최종 승소했고 6월 발전사업허가를 재 취득했다.

그 뒤 2020년 11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통영복합화력이 반영되면서 착공에 들어가게 됐다.

HDC그룹은 통영에코파워가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사업으로 다각화에 속도를 내면서 동시에 수익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DC그룹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의 70% 이상을 주택, 토목, 건축 등 건설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통영에코파워는 지난해 10월 통영 LNG 복합화력발전소가 상업가동을 개시한 이후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전력산업은 공공성이 강한 만큼 정부의 통제가 강해 안정적인데 HDC도 에너지사업을 통해 수익 안정성을 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HDC그룹은 올해 통영에코파워를 안정적으로 가동한 이후 내년부터 친환경 에너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HDC그룹 통영에코파워 본궤도 올라, 정몽규 에너지 사업다각화 힘받는다

▲ 통영에코파워 전경. < HDC >


통영에코파워는 발전소와 LNG저장시설 인근에 잔여부지가 아직 많은 만큼 에너지사업을 확대한 여력이 충분하다.

정몽규 회장은 통영에코파워 시공 당시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서 국가 전력공급 안정화뿐 아니라 통영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C그룹은 또 HDC현대산업개발을 앞세워 안정적 에너지사업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사업의 확장 기회를 열어줄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에너지사업과 연계하면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사업을 신사업으로 선택했다.

HDC그룹은 지난해 말 새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2022년부터 HDC 대표로서 그룹의 신사업 및 인수합병(M&A)을 주도한 경험을 내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3월에 정관을 개정하고 데이터센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023년에는 DX(Digital Transformation)팀을 새로 조직했고 이후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HDC그룹 관계자는 "통영에코파워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등 막대한 전력수요에 대응해 충실히 역할을 맡고 수익성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HDC그룹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