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CEO '인텔 인수' 가능성 일축, "인공지능 반도체에 모든 역량 집중"

▲ 혹 탄 브로드컴 CEO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텔 인수에 뜻이 없다며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인텔 인수설을 일축했다. 다양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인텔과 관련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혹 탄 브로드컴 CEO는 일각에서 제기된 브로드컴의 인텔 인수설이 사실상 근거 없는 관측이라는 입장을 냈다.

탄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인텔 인수를 검토할 만한 여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에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해달라는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텔과 브로드컴 사이 인수 논의가 진행된 일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혹 탄 CEO는 반도체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전문가로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브로드컴을 성장시켜 왔다.

브로드컴이 2015년 370억 달러에 인수한 아바고테크널러지와 2022년 690억 달러에 사들인 VM웨어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창사 이래 최악의 재무 위기를 겪는 인텔이 브로드컴에 인수될 수 있다는 일부 외국언론의 관측도 이런 배경에서 제시됐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12월 초 돌연 사임하며 인텔의 매각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탄 CEO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모두 잠재적 인수합병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 때만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퀄컴 사태를 계기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피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브로드컴은 2018년 퀄컴을 상대로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으나 미국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이를 추진하지 못했다.

현재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에 이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약 95% 상승했다.

탄 CEO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브로드컴이) 반드시 도전해야만 하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