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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금융위기 수준' 고환율 기조, 자동차 조선 방산 블루칩 수혜 전망도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12-19 16: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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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정국이 불안한 와중에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결국 15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예상보다 높은 고환율은 국내증시 투자심리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감을 동반한 대형 수출주는 중장기적 고환율 고착화에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년 전 금융위기 수준' 고환율 기조, 자동차 조선 방산 블루칩 수혜 전망도
▲ 고환율이 증시를 짓누르는 속에서도 일부 수출주에는 관심을 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95% 내린 2435.93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1.89% 하락마감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증시는 예상 외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코스피가 2500선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한 풀 꺾였다.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급격하게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투자심리 악화에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급등한 1453원에 출발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5년여만에 1450원대를 넘어섰다. 

연준은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물가가 다시 상승압력을 받고 있어 금리인하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전 세계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 지수인 달러 인덱스는 그 결과 전날 약 1% 상승하면서 107.77로 뛰기도 했다.

고환율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신중론을 내세우면서 곧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들었다. 정부 출범 이후 보편관세 등 정책이 실제 시행되면 물가압력이 더욱 강해져 금리인하 속도는 더뎌질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물가가 반등하는 상황으로 내년 금리인하의 근거가 약해진 상황에서 실제로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물가 우려는 더 확대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기가 탄탄하며 트럼프 정책발 물가상승 리스크를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인하는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세 불안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은 증시에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정책을 고려할 때 당분간 달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고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추세적 유입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환율 흐름 속에서 대형 수출주들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앞선 원달러 상승 국면에서 에너지, 기계, 조선, 운송, 자동차, 필수소비 등 업종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개별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업종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 강한 업종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 조선, 방산 등을 꼽았다.

자동차업종에서는 최근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일본의 닛산과 혼다 자동차의 합병 가능성에 따른 반사수혜 기대감이 생겨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일본 자동차산업 위기는 근본적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약진 때문이므로 닛산과 혼다의 합병의 효과가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의 합병이 성공할 가능성보단 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거란 평가가 나왔다.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가 역으로 반사수혜를 볼 거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닛산과 혼다의 합병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거라며 “유럽과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15년 전 금융위기 수준' 고환율 기조, 자동차 조선 방산 블루칩 수혜 전망도
▲ 조선주는 최근의 증시 환경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업종은 최근 정국불안과 고환율 환경에서 가장 매력적 업종으로 증권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대표 수출주로서 현재와 같은 국내 정국으로부터 영향이 비교적 미미한 방어적인 성격을 지니는 데 더해 한국 조선업에 우호적인 트럼프의 집권, 미국 LNG 프로젝트 재개, 미국 해군 함정 정비 수요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강달러 지속 전망 가운데 고환율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2025년 조선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조선 업종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가 크게 내린 상황에서도 HD현대마린엔진(7.80%) HD현대중공업(5.15%) HD현대미포(2.44%) 등 주요 조선주는 크게 올랐다.
 
방산업종은 올해 11월에 갓 전투적합판정을 받은 국산 장거리지대공미사일시스템(L-SAM)에 대해 중동 2개 국가가 이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수출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전배치 전에 해외에서 구매의사를 밝힌 건 대단한 사건이다”며 “국산 방산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았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이날 국내증시에서는 LIG넥스원(3.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 한국항공우주(0.18%) 등 주요 방산주 역시 단단한 흐름을 보였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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