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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중국 HBM '자체 개발'도 앞장서, 인공지능 반도체 수직계열화 목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2-18 16: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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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중국 HBM '자체 개발'도 앞장서, 인공지능 반도체 수직계열화 목표
▲ 중국 화웨이가 자국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에 직접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등 방식으로 수직계열화 및 자급체제 구축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샘플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자국 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며 첨단 파운드리와 패키징,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의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해외에서 수입하기 어려워진 제품을 자체 기술력으로 상용화해 중국의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역할을 도맡고 있는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18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는 미국의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성능 향상에 필수로 꼽히는 중국 소규모 기업들을 직접 육성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와 패키징, HBM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등이 포함된다.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해 최초로 화웨이가 개발한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제조해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를 사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7나노 상용화를 이뤄냈다는 점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가 SMIC뿐 아니라 다른 파운드리 기업에도 2년 가까운 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도움을 받은 시엔반도체는 현재 14나노 공정 시범 생산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인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개발하는 SJ반도체도 화웨이의 기술 인력 파견에 힘입어 꾸준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 세계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은 모두 대만 TSMC의 파운드리 및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꾸준히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 규제로 화웨이가 TSMC에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지 못하고 중국 고객사들이 엔비디아와 AMD 제품도 사들이기 어려워지자 자국 기업을 통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로 중국에 수출하던 HBM 반도체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결정을 내렸다.

HBM은 인공지능 반도체가 고성능을 구현하는 데 필수로 쓰이는 고사양 메모리반도체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미 자국 D램 전문기업 스웨이슈어에도 장기간 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자체 기술로 HBM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2019년부터 화웨이는 TSMC와 인텔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출신 기술인력 수백 명을 영입해 전문 태스크포스(TF)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태스크포스가 화웨이의 협력사에 파견을 나가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 중국 HBM '자체 개발'도 앞장서, 인공지능 반도체 수직계열화 목표
▲ 화웨이는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을 지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수입되는 HBM 물량을 대체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HBM 반도체 참고용 사진.
반도체 업계 임원급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화웨이는 중국에서 이뤄지는 다수의 기술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이는 과장한 내용이 아니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중국 1위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전반을 책임지는 더 큰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이 스마트폰과 TV, PC와 서버 시장에서 전 세계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결국 화웨이가 주도한 기술 역량 강화 덕분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 반도체 공급망을 견제하기 위한 규제 조치가 다수 적용됐지만 효과가 예상보다 낮았던 이유도 화웨이의 이러한 노력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반도체 장비 등 규제 대상에 포함된 분야에서 이미 상당 부분 자급체제를 이뤄내는 데 성공해 미국의 제재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모듈, 전자기판 등 다른 부품 시장에서도 이미 화웨이가 주도한 자급체제 구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것으로 분석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기업들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자체 역량을 확보해 대규모 투자로 전 세계에 공급 과잉을 주도할 수도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고 바라봤다.

화웨이가 이처럼 단기간에 자국 내 공급망 강화에 성과를 낼 수 있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는 중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첫손에 꼽혔다.

닛케이아시아는 “미국의 기술 규제는 결국 화웨이가 중국 내 전자제품 공급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는 매우 역설적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TSMC 전직 임원은 닛케이아시아에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기술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수많은 인구와 오랜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및 기술 발전이 전 세계에 갈수록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규제가 이제는 새로운 경쟁사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라며 “중국은 느리지만 확실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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