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를 위해 2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를 들여다볼지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앞서 롯데카드 매각에 2번이나 참여한 만큼 카드 부문 강화 의지가 충분한 데다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인수합병(M&A)은 확실한 성과가 될 수 있다.
 
하나금융 롯데카드 매물 다시 들여다보나, 비은행 강화 인수합병 선택지 주목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년 만에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할 지 주목된다. <하나금융그룹>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다시 추진되는 가운데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 지분 59.83%를 가진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주관사로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를 선정했다.

2022년 첫 매각 시도 뒤 2년 만에 두 번째 매각 준비에 나선 셈이다.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하나금융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롯데카드 인수를 두 차례나 시도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아래 있던 롯데카드는 2019년 5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하나금융은 이때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였으나 인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렸던 현재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차지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하나금융은 두 번째 인수 기회가 찾아왔을 때도 관심을 나타냈다. 

2022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을 시도했을 때 하나금융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매각 작업은 본입찰이 열리지 않으면서 마무리됐다. 인수합병 시장 위축과 가격 눈높이 차이를 좁히지 못한 점이 이유로 꼽혔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몸값으로 3조 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거를 되짚어 봤을 때 하나금융이 이번 인수전에도 나서면서 롯데카드 삼고초려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셈이다.

함 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인수합병 카드를 두고 있는 점도 롯데카드 인수를 다시 검토할 이유가 될 수 있어 보인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은행 강화가 여전히 하나금융의 숙제인 가운데 인수합병은 단번에 몸집을 키울 기회로 여겨진다. 

하나카드의 개인·법인신용카드 이용금액(국내+해외)은 54조4157억 원으로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7위다.

여기에 롯데카드 이용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135조4549억 원으로 3위권에 안착한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은행 의존도가 높고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은행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하나금융은 2024년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3조2254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은행 순이익은 2조7808억 원으로 전체의 86.2%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77.9%, KB금융지주는 59.6%다. 보험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더욱이 카드 부문에서는 이번 롯데카드 매물을 놓치면 다른 인수합병 기회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전업카드사 가운데 신한·KB국민·우리카드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이고, 삼성·현대·BC카드는 각각 삼성·현대·KT의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롯데카드 매물 다시 들여다보나, 비은행 강화 인수합병 선택지 주목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이 11월13일(현지시각) ‘인베스트 K-파이낸스: 홍콩 기업설명회 2024’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밸류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하나금융그룹> 


다만 함 회장이 롯데카드 인수를 들여다본다면 단지 몸집을 키우는 것을 넘어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11월 홍콩 투자설명회(IR)에서 “단순히 외형 성장, 규모를 키우기 위한 M&A가 아닌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수익이 나는 M&A를 추진하겠다”며 “향후 그룹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M&A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시너지 측면에서도 매력적 매물이라고 바라본다. 지분 20%를 들고 있는 유통업계 강자 롯데쇼핑과 다양한 협업을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할지는 알 수 없다”며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확인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