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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20% 중국 수출' 삼성전자 미국 규제 직격탄, 엔비디아 납품은 여전히 불투명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12-03 14: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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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20% 중국 수출' 삼성전자 미국 규제 직격탄, 엔비디아 납품은 여전히 불투명
▲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의 HBM 중국 수출 규제에 따라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12월 말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HBM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미국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5세대 HBM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더 시급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아직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납품이 불투명한 데다, 2025년 상반기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경쟁사 대비 공급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2일(현지시각) 발표한 중국 반도체 관련 새로운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이 각각 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번 수출 통제에서 HBM2 이상 제품의 중국 수출 제한을 추가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매출 비중이 HBM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SK하이닉스의 HBM은 대부분 엔비디아나 미국 빅테크에 공급돼 중국에 수출하는 HBM은 전체 물량에서 한 자릿수 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이번 수출 통제는 HBM을 중국에 직접 수출할 때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더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 ‘HBM3’은 지금처럼 반도체 패키징을 거쳐 중국에 공급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 HBM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2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HBM 수요를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아직 HBM3E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입장이 많이 다른 상황”이라며 “미국의 이번 수출 통제는 삼성전자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HBM 수출 통제가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종훈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당장은 중국에 수출하는 HBM 물량이 많지 않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며 “중국 수출이 막히는 것은 국내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이고, 이는 결국 중국 업체들의 HBM 개발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HBM 20% 중국 수출' 삼성전자 미국 규제 직격탄, 엔비디아 납품은 여전히 불투명
▲ 삼성전자가 미국의 HBM 중국 수출 규제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3E 제품 인증과 공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는 HBM3E 엔비디아 공급이 더욱 시급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31일 2024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부터 HBM3E 8단 제품의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엔비디아 품질인증 통과와 공급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반도체와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 상반기는 되어야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고,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며 “최근까지 수많은 추측성 보도와 코멘트에도 실질 판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건 삼성전자에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전체 HBM 매출의 50%가 HBM3E에서 나올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납품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이같은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미국 수출 규제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1분기 HBM3E 엔비디아 공급이 시작되더라도 물량 확대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미 신뢰를 쌓아온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먼저 물량을 배정하고, 신규 진입자인 삼성전자에 남는 물량을 배정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3월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했고, 수율(완성품 비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HBM3E 12단 제품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업황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HBM 격차 축소가 관건”이라며 “12단 제품과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 시점에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낙관적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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