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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으로 금융지주 배당 줄어든다고? 고환율에 4대 금융그룹 밸류업 영향 촉각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11-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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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으로 금융지주 배당 줄어든다고? 고환율에 4대 금융그룹 밸류업 영향 촉각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 밸류업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식시장 주요 배당주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환율 고공행진에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동안 140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서다. 4대 금융은 환율이 올라 외화 대출 등의 위험도가 높아져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2일 오후 3시30분 기준 1401.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거래종가는 14일 이후 8일 만에 다시 1400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29일)만 해도 129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00원 가량 높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에 ‘강달러’ 현상이 이어져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1400원대가 이제는 새로운 표준인 ‘뉴노멀’로 떠오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월 말까지만 해도 103포인트대에 머물렀던 달러지수는 11월21일 기준 106.97포인트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지수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쏠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감세와 관세 인상 등으로 강달러로 이어지는 정책을 내세운다는 점도 달러 강세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달러 현상은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4대 금융지주도 예외는 아니다.

4대 금융지주는 특히 올해 강력한 주주환원 내용을 담은 밸류업 공시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강달러 현상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환율은 외화자산 등의 평가가치를 변동시켜 금융지주 수익성과 건전성 등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외화대출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평가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화대출 평가액이 늘어나면 주주환원 가늠자로 쓰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화대출은 보통주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쓰이는 분모인 위험가중자산(RWA)에 포함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주주환원여력이 줄어들 있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금융지주 배당 줄어든다고? 고환율에 4대 금융그룹 밸류업 영향 촉각
▲ 4대 금융지주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보통주자본비율이 많게는 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주요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이 많게는 3bp(1bp=0.0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맞춰 올해 주주환원을 강조한 금융지주 관점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강달러라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진옥동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장(신한금융 회장)도 19일 전체회의에서 “현재 환율이 12월까지 이어진다면 각 금융사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에 굉장히 부담이 간다”며 “(신한금융도) 환율이 1400원으로 올해가 끝나면 어려운 측면이 있고 각 금융사는 자산을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길게는 2025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은 주요 금융지주에 더욱 부담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5년 1월 취임 뒤 행정부 초기에 관세 부과 등 강력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무역 분쟁 등 시장 불확실성이 큰 셈이어서 강달러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강달러 현상은 올해 말이나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는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에도 2달 동안 강세를 보인 뒤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며 “원화 가치는 트럼프 재집권 뒤 무역분쟁 초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요 금융지주는 최근 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는 등 철저한 자본관리에 힘쓴 만큼 주주환원에는 차질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높은 환율이 부담되는 것은 맞지만 분기별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어 주주환원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주환원에 차질이 없도록 자본관리를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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