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파업 집회 현장에서 노사 사이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대치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 과정에서 난항을 겪자 8월28일부터 부분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부분파업을 시작한 노조는 공장 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 10여 동 설치를 시도했다.
노조가 천막 설치를 시도한 도로는 기자재 납품을 위해 하루 수백 대의 차량이 출입하는 핵심 도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핵심 도로 점거에 따른 가동 정지를 우려한 사내 경비대가 노조의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며 노조와 사내 경비대의 충돌이 일어났다.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곳이 어디인지를 놓고는 노사의 견해가 갈렸다.
노조는 “파업 노동자들이 그늘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사측이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회사 보안팀 직원이 노조원들로부터 먼저 집단 폭행을 당했고 이에 따라 노사 간에 몸싸움이 발생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몸싸움, 주먹다짐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중재에 나섰던 경찰관이 피해를 입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관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하던 경비대원 A씨의 몸을 붙잡자 경비대원이 경찰관을 넘어뜨린 뒤 무릎으로 제압했다.
경찰관을 제압한 사내 경비대 직원 A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자신이 제압한 상대가 “경찰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1시간가량 이어진 노사 충돌로 인해 노조원과 경비대원 양측에서 모두 부상자가 나왔다. 10명 안팎의 인원이 119, 사내 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사건 발생 직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파업은 헌법이 정한 노동자의 기본권임에도 HD현대중공업은 폭력을 동원해 노동자를 협박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산경찰청은 이번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엄중 사법처리하라”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사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며 불법 점거를 시도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빚어졌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상자가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