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고급 준대형 세단 G80은 '제네시스' 차명으로 출시된 1세대(2008년)와 2세대(2013년) 모델을 통해 2015년 제네시스의 브랜드 출범을 이끈 '시조'와 같은 모델이다.
전기차 모델인 G80 전동화모델은 2021년 7월 처음 출시됐다.
내연기관 G80이 국내에서만 연 4만 대 넘는 판매량으로 브랜드 판매실적을 이끌고 있다.
는 반면, G80 전동화 모델은 지난해 연간 7037대, 올해 1~9월 197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아직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화장을 고치고 성능을 개선한 신형 G80 전동화 모델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내연기관 모델의 흥행을 전동화 모델로 이어갈 수 있을지 지난 18일 시승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타봤다.
시승 차량으로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기본 모델(8490만 원)에 나파 가죽 등을 포함한 내장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안전보조기능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빌트인 캠 피키지, 능동형 후륜조향, 2열 컴포트 패키지 등 모든 옵션(2324만 원)이 다 들어간 1억814만 원짜리 차량이 제공됐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전면부는 '지-매트릭스' 패턴을 적용한 새로운 크레스트(방패형) 그릴과 확장된 에어 인테이크 그릴을 달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에는 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을 적용했다. MLA는 작은 크기에도 빛을 효율적으로 모으고 퍼뜨릴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헤드램프를 더욱 가늘게 디자인할 수 있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신형 G80 전동화 모델의 디자인 변화는 옆에서 볼 때 가장 도드라진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실내는 길어진 휠베이스와 수평적 디자인을 강조한 설계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공간감을 주는 데 주력했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실내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특히 신형 G80 전동화 모델은 동급 최고 수준의 뒷좌석 거주성을 갖췄다.
G80 전동화 모델의 뒷좌석 다리 공간은 기존보다 83mm 늘어난 995mm, 머리 공간은 20mm 증가한 950mm에 달한다.
아울러 뒷좌석에 버튼을 눌러 열려 있는 문을 편리하게 닫을 수 있는 '이지 클로즈 시스템'과 전동식 도어 커튼,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VIP 의전용으로도 손색없는 최고급 사양들을 탑재했다.
시승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을 출발해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80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시승차량은 차를 모는 내내 최고급 전기차의 정석이라 할만한 안락한 승차감과 높은 정숙성을 선보였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실내 2열.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가속과 동시에 최대 토크가 발생해 출발 즉시 빠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이는 전기차에 익숙지 않은 탑승자의 승차감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
시승차량은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없는 고급스런 주행 경험을 선사했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에서나 방지턱을 넘을 때도 불쾌한 수준의 진동 없이 부드러운 움직임을 이어갔다.
시승차에 적용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등의 정보를 활용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해주고,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eDTVC)은 차량이 선회 시 각 바퀴의 토크를 분배해 안정적 회전을 돕는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비 내리는 날 진행한 시승차 안에선 어떤 구간을 지날 때도 간간히 차를 때리는 빗소리만이 가득했다.
제네시스 측은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는 정숙성 구현을 위해 흡음 타이어를 기본 적용하고, 서스펜션 어퍼 암에 진동을 흡수하는 다이내믹 댐퍼를 추가하는 등 지면 소음을 줄이고, 흡차음재를 확대 적용해 실내 차폐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에서 액셀을 강하게 밟으니 고성능 전기차 부럽지 않은 가공할만한 가속 성능을 뽐냈다.
신형 G80 전동화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용량을 7.3kWh 늘린 94.5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으로 475km를 갈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아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EV9보다 26km 짧지만, 공차중량은 75kg이 덜 나간다.
앞뒤 바퀴에 달린 2개의 모터는 합산 출력 272kW(킬로와트시, 364마력), 합산 토크 700Nm(뉴턴미터, 71.4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초에 불과하다.
주행모드에 따라 확 다른 주행 감성을 보이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비 효율에 주안점을 둔 에코 모드로 주행할 땐 액셀에 다소 둔한 반응을 보이다, 컴포트 모드로 바꾸면 이내 시원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를 발동하면 의도한 것보다 더 빠르고 더 강하게 가속하며,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약 80km 구간을 왕복한 시승 코스에서 시승 차량의 전비는 갈 때 1kWh당 3.8km, 올 때 1kWh당 4.2km를 보였다. 시승차량의 공인 복합 전비는 1kWh당4.4km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