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훈교 대상웰라이프 대표이사(오른쪽)와 리하오 시노팜인터내셔널 CFO 겸 시노팜헬스케어 총재가 2022년 11월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상웰라이프>
대상웰라이프는 병원에 공급하는 환자를 위한 간편영양식 브랜드 뉴케어 때문에 '환자식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해외 진출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서 대표는 대상웰라이프의 제품군을 에너지 음료와 간식, 헬스보충제 등으로 확대하면서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한 포석을 만들고 있다. 서 대표의 전략이 안착한다면 해외 진출을 위한 동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대상웰라이프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기존 ‘환자식’의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군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웰라이프는 대상에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담당하던 웰라이프 사업부가 2017년 분사해 탄생한 회사다. 모회사는 대상홀딩스이며 6월 기준 대상웰라이프 지분 95.24%를 보유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건강기능식품 기업이지만 대표 브랜드인 뉴케어로 인해 환자 혹은 퇴원 후 회복기에 있는 노인 등이 찾는 ‘환자식’이라는 이미지가 다소 강한 편이다.
서 대표는 ‘환자식’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웰라이프가 15일 530억 원을 들여 건강기능식품 기업 에프앤디넷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에프앤디넷은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보유한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영유아와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웰라이프에 따르면 에프앤디넷은 국내 분만 병원 채널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제품으로 유산균 브랜드 ‘락피도’와 산모와 영유아 대상 전문 브랜드 ‘닥터에디션’ 등이 있다는 저믈 고려하면 대상웰라이프가 이번 인수로 환자와 노인에 집중돼있던 고객층을 임산부, 영유아 등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 대표는 다양한 고객층을 고려한 제품군의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초창기 병원 납품 위주였던 환자식 브랜드 '뉴케어'를 종합 영양관리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뉴케어를 기존 균형영양식에만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고 최근 밝혔다. 단순히 환자들의 영양공급뿐 아니라 체중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반 고객들을 위한 제품 라인업을 적극 선보이겠다는 얘기다.
최근 출시된 뉴케어 제품들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뉴케어는 최근 저당 트렌드를 반영한 ‘당플랜 저당 양갱’, 어린이 영양간식 ‘마이키즈’ 등을 출시했다. 회복식이 아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을 통해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스포츠 영양 전문 브랜드 ‘뉴케어 스포식스’도 내놨다. 해당 제품은 운동능력과 효과향상에 중점을 둔 퍼포먼스 라인과 영양관리와 건강한 몸만들기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뉴트리션 라인으로 구성됐다.
젊은 고객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협업상품도 내놓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4월 편의점 CU와 협업해 저당·저칼로리 에너지 음료를 선보였다. 이는 출시 5달 만에 판매량 100만 캔을 돌파하는 등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상웰라이프의 이러한 움직임들은 해외 진출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식품업계 안팎의 평가다.
서훈교 대표는 이전부터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대상웰라이프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 서훈교 대상웰라이프 대표이사. <대상웰라이프>
서 대표는 2022년 중국 제약그룹 시노팜그룹의 자회사 시노팜인터내셔날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이커머스 티몰과 징둥닷컴에서의 판매권을 확보했다. 올해 안에 합작법인 설립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표 브랜드인 뉴케어가 가진 '환자식' 이미지만으로는 해외 진출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대신 종합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는다면 글로벌 사업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서 대표는 25년 안 대상그룹에 몸담아온 ‘대상맨’이다. 1999년 4월 대상팜스코에 입사해 대상F&F, 대상, 대상홀딩스 등을 거쳐 2021년 대상웰라이프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1년 취임 이후 대상웰라이프 천안2공장에 우수제조관리기준(GMP) 인증 및 스마트 해썹(HACCP)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전문 연구조직을 신설하는 등 건강기능식품의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