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여러 보험회사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바일 사이트 ‘엠올24’의 정식출시를 미루고 있다.
생명보험회사들이 미래에셋생명의 모바일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독립대리점(GA) 사이트인 ‘엠올24’의 공식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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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
엠올24는 미래에셋생명의 모바일 보험상품뿐 아니라 다른 생명보험회사들과 손해보험회사들의 모바일 보험상품까지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전용 플랫폼이다.
미래에셋생명은 8월에 자본금 100억 원을 투자해 자회사 '미래에셋모바일'을 세우고 모바일 사이트인 '엠올24'를 9월5일에 열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임시로 운영하다가 현재는 아예 폐쇄했고 정식출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상품을 시작으로 증권회사의 펀드상품과 은행의 예금상품 등의 정보까지 제공하는 종합 금융상품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첫 걸음부터 난항에 빠진 셈이다.
정시출시가 미뤄지는 것은 생명보험회사들이 엠올24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과 엠올24을 놓고 제휴한 보험회사는 아직까지 손해보험회사 6곳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전용 보험상품을 내놓은 생명보험회사가 없어 미래에셋생명이 제휴처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생명보험의 특성상 신체조건과 병력 등 개인별 세부사항에 따라 상품내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모바일만으로 정확한 정보와 가입절차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명보험회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같이 비교적 단순한 보험을 제공하는 손해보험과 달리 생명보험은 특약과 만기 등 개별적으로 고려해야하는 복합적인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고객들이 모바일을 통해 생명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도 극소수에 불과해 모바일 전용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생명보험회사들이 이미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 등 모바일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점도 미래에셋생명이 제휴처를 늘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 관계자는 “모바일시스템은 모바일을 통한 보험판매채널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기존의 계약을 쉽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은 모바일시장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은 상반기에 온라인 보험상품을 모바일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간단한 저축보험 등에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굳이 미래에셋생명과 손잡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상품을 비교하는 시스템이 생명보험회사들의 상품판매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래에셋생명과 제휴하면 결국 미래에셋생명의 평판이 올라가게 된다는 점에서 일부 생명보험회사들이 견제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