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올해 해외 시장에서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 악화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5340억 원, 영업이익 127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33.2% 감소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5조3088억 원, 영업이익 2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9.7%, 영업이익 44.3% 줄었다.
올해 들어 부진한 실적이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건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해외 대형 수주소식이 꼽혀 왔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추진 중인 비료공장 프로젝트 2건은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 가운데에도 규모가 큰 편이라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7일 프로젝트 가운데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프로젝트의 수주에 실패했다고 공시했다.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카스피해 연안인 발칸주 투르크멘바시시에 연산 115만5천 톤의 요소와 66만 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를 짓는 공사다.
다만 나머지 1건인 투르크메니스탄의 제2도시 투크르메나밧에 연산 30만 톤의 인산을 생산하는 ‘투르크메나밧 비료 플랜트’를 짓는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현재 발주처와 협의 중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건설 계약 체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비료공장 프로젝트 두 건은 모두 합쳐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각 프로젝트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우건설로서는 남은 1건의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기대한 수준과는 차이가 클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으로서는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수주 규모가 10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054억 원에 크게 못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서는 팀코리아로 참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지만 아직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직접 발로 뛰며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확대에 애써 왔다. 국내 건설산업의 불황에 타계책이라는 전략적 측면에 더해 과거 ‘세계 경영’을 내세웠던 대우그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해외에 답이 있고 해외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싶다”며 해외 사업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에는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에 교두보를 놓기 위해 정 회장이 많은 공을 들였기에 이번 수주 실패는 더욱 뼈아프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완료한 2022년 11월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비료공장사업 2건 MOU를 체결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과 개별면담을 하며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정 회장은 2023년 5월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을 직접 방문해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국가최고지도자 겸 인민의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와 만났다. 같은 해 10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인 아슈하바트에 대우건설 지사를 열었다.
올해 6월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순방에 동행해 현지에서 바뜨르 아마노프 투르크메니스탄 석유가스담당 부총리 등을 만나 비료공장 프로젝트 관련 협력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당장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주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아시아 거점으로 계획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진출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남아 있는 투르크메나밧 미네발 비료 플랜트 수주를 따내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 비료공장 프로젝트 외에도 아르카닥 신도시의 2단계 개발사업에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아르카닥 신도시는 아슈하바트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9년 착공한 뒤 지난해 6월에 1단계 사업을 마쳤다.
정 회장은 올해 9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참여를 위해 방한한 데리야겔디 오라조프 아르카닥 신도시 건설위원장(부총리급) 등을 만났다.
정 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대우건설은 뛰어난 기술력과 시공경험으로 신도시 개발 및 다수의 초고층 빌딩 등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어 향후 투르크메니스탄의 상징적 건축물 공사에도 당사가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외에도 수주를 추진 중인 해외 프로젝트가 여럿 남아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전망을 놓고 “연내 9천억 원 규모의 리비아 하수처리장 재건 사업, 1조8천억 원 규모의 이라크 해군기지 사업 등의 수주 가시화를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정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 악화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5340억 원, 영업이익 127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33.2% 감소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5조3088억 원, 영업이익 2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9.7%, 영업이익 44.3% 줄었다.
올해 들어 부진한 실적이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건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해외 대형 수주소식이 꼽혀 왔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추진 중인 비료공장 프로젝트 2건은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 가운데에도 규모가 큰 편이라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7일 프로젝트 가운데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프로젝트의 수주에 실패했다고 공시했다.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카스피해 연안인 발칸주 투르크멘바시시에 연산 115만5천 톤의 요소와 66만 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를 짓는 공사다.
다만 나머지 1건인 투르크메니스탄의 제2도시 투크르메나밧에 연산 30만 톤의 인산을 생산하는 ‘투르크메나밧 비료 플랜트’를 짓는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현재 발주처와 협의 중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건설 계약 체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비료공장 프로젝트 두 건은 모두 합쳐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각 프로젝트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우건설로서는 남은 1건의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기대한 수준과는 차이가 클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으로서는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수주 규모가 10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054억 원에 크게 못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서는 팀코리아로 참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지만 아직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직접 발로 뛰며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확대에 애써 왔다. 국내 건설산업의 불황에 타계책이라는 전략적 측면에 더해 과거 ‘세계 경영’을 내세웠던 대우그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해외에 답이 있고 해외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싶다”며 해외 사업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에는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이 구반치 아가자노프 투르크메니스탄 국영석유공사 회장과 6월11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한-투 비즈니스포럼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우건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완료한 2022년 11월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비료공장사업 2건 MOU를 체결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과 개별면담을 하며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정 회장은 2023년 5월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을 직접 방문해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국가최고지도자 겸 인민의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와 만났다. 같은 해 10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인 아슈하바트에 대우건설 지사를 열었다.
올해 6월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순방에 동행해 현지에서 바뜨르 아마노프 투르크메니스탄 석유가스담당 부총리 등을 만나 비료공장 프로젝트 관련 협력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당장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주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아시아 거점으로 계획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진출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남아 있는 투르크메나밧 미네발 비료 플랜트 수주를 따내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 비료공장 프로젝트 외에도 아르카닥 신도시의 2단계 개발사업에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아르카닥 신도시는 아슈하바트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9년 착공한 뒤 지난해 6월에 1단계 사업을 마쳤다.
정 회장은 올해 9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참여를 위해 방한한 데리야겔디 오라조프 아르카닥 신도시 건설위원장(부총리급) 등을 만났다.
정 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대우건설은 뛰어난 기술력과 시공경험으로 신도시 개발 및 다수의 초고층 빌딩 등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어 향후 투르크메니스탄의 상징적 건축물 공사에도 당사가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외에도 수주를 추진 중인 해외 프로젝트가 여럿 남아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전망을 놓고 “연내 9천억 원 규모의 리비아 하수처리장 재건 사업, 1조8천억 원 규모의 이라크 해군기지 사업 등의 수주 가시화를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