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팜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 여성과 어린이 희생 최근 20년 내 최악”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스팜 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 전쟁이 1년 동안 이어지면서 역대 최악 수준의 여성, 아동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4일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가자지구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1년 동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사망한 여성과 아동은 각각 6천 명 이상, 1만1천 명 이상이다.

가자지구 전쟁 1년 동안 발생한 여성, 아동 희생자 수는 최근 20년 동안 발생한 다른 어떤 분쟁보다 월등히 많다. 

스위스 소재 국제 무기조사 기관인 ‘스몰 암스 서베이(Small Arms Survey)’의 분쟁에 따른 사망자 데이터(2004~2021년)를 보면 1년 동안 2600명의 여성 희생자를 2016년 이라크 전쟁이 최대 여성 희생자를 낸 사건이다.

아동 희생자와 관련해 에브리 캐쥬얼티 카운츠(Every Casualty Counts)의 보고서를 보면 시리아 분쟁이 첫 2년 반 동안 어린이 희생자 1만1000명 이상을 냈다.

유엔의 아동 및 무력분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아동보다 많은 수의 아동이 사망한 분쟁은 최근 18년 동안 없었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여성, 아동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는 민간 인프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이 꼽힌다.

9월 23일 기준 영국의 반전단체 AOAV(Action on Armed Violence)의 자료를 보면 이스라엘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평균 3시간마다 폭발성 무기로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를 공격했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6일 동안의 일시 휴전 기간을 제외하고 1년 내내 폭격이 없는 날은 단 이틀뿐이었다.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의 기록적인 수치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실종자 및 폭격 잔해에 묻힌 2만여 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초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기아와 의료서비스 부족으로 인한 간접 사망자까지 고려하면 가자지구의 실제 사망자 수는 18만6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농경지와 도로의 약 68%를 비롯해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손상됐다. 36개 병원 가운데 17개만 부분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모두 치료에 필요한 깨끗한 물, 연료, 의약품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자지구 전역의 90개가 넘는 대피소와 보건소를 지원하는 옥스팜의 현지 파트너 주주르(Juzoor)의 이사인 우마이예 캄마쉬 박사는 “임산부와 모유 수유 중인 엄마들은 의료서비스 붕괴로 인해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2만5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부모를 잃거나 고아가 됐고 폭격으로 사지를 잃은 어린이도 많다”고 말했다. 

옥스팜은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 모든 인질과 불법 구금된 팔레스타인인의 석방, 이스라엘에 모든 무기 판매 중단, 인도적 지원을 위한 가자지구 전역의 완전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민간인을 향한 무력 사용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을 촉구하는 글로벌 서명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옥스팜 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서명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