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인공지능 도입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롯데그룹의 전략이다.
 
롯데그룹 '인공지능 도입'과 '해외 진출' 속도 붙여,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

▲ 롯데그룹이 인공지능 도입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전경. <롯데그룹>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IT 계열사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초 선보인 롯데그룹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아이멤버’의 성능과 기능을 향상한 ‘아이멤버 2.0’을 8월 새로 선보였다.

사용자 화면(UI)과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고 기능 중심으로 메뉴를 재구성했으며 롯데GPT·챗봇 품질 고도화 등의 변화를 거쳤다. 인공지능 모델은 기존 라마2에서 최신 버전인 라마3으로 변경했으며 오픈소스를 다양하게 적용해 인공지능의 답변율과 정확도를 높였다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은 7월 처음 공개한 국내 최초 마케팅 전용 올인원 인공지능 시스템 ‘AIMS(에임스)’를 9월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에 도입했다. AIMS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 광고 콘텐츠 제작, 광고 매체 전략 및 집행, 마케팅 인사이트 도출, 전략 제안 등 87가지 맞춤형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롯데 유통군은 인공지능을 업무 전반에 다각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7월 ‘아이멤버’ 기반의 대화형 챗봇을 도입해 업무 검색의 효율성을 높였으며 사내 업무형 협업툴에도 아이멤버의 챗GPT 기능을 탑재했다. 롯데백화점의 웨딩 특화 서비스 ‘롯데웨딩멤버스’의 비주얼 제작에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4월에는 서울 잠실점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13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과일 품질 관리의 고도화를 돕는 ‘AI 선별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딥러닝 기반의 AI 선별 시스템으로 고른 복숭아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롯데 식품군은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일본 롯데와 ‘빼빼로’를 전략 상품으로 설정하고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웰푸드는 1월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인도 현지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공장에 21억 루피(약 330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롯데GRS도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거점으로 미국 델라웨어주에 ‘롯데GRSUSA’를 설립했다. 2025년 미국에 롯데리아 1호점을 여는 것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998년 1호점으로 시작해 8월 말 기준 25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지역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롯데 유통군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고객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 실적 개선은 2023년 9월 문을 연 베트남 하노이의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가 뒷받침하고 있다. 이 복합쇼핑몰은 오픈 9개월 만에 누적 매출 2천억 원을 넘었다.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은 한국의 식료품 전문 포맷을 이식한 베트남 최초의 그로서리 혁신 매장이다. 오픈 이후 베트남 롯데마트 16개 점포 가운데 방문객 수와 매출 실적이 최상위권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7월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추기로 했다.

1개의 플랜트에서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을 정했다.
 
롯데이노베이트와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는 5월 미국 현지 법인 ‘이브이시스아메리카(EVSIS America)’를 설립하며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상반기 내 모든 생산 라인 가동 준비를 마쳤고 하반기부터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다.

이브이시스는 2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도 준공했다. 생산 능력이 약 2배 이상 늘어나 연간 약 2만 기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브시이스는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서비스 등 사업분야에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며 도심 인접 지역에 충전 거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4천 기 이상의 충전기를 구축 및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7500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1월 CES 2024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칼리버스에서는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는 차세대 가상공연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유저들은 칼리버스에 접속해 누구나 쉽게 UGC 도구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