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포인트파이브가 설계한 DAC 설비 '스트라토스' 조감도. <원포인트파이브>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대형 화석연료 기업 옥시덴탈 최고경영자(CEO)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각) 비키 홀러브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는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시점은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이 바닥나는 날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시에서 열린 '클라이밋포워드' 행사에서 이렇게 말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지지하는 입장을 냈다.
홀러브 CEO는 "나는 지구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언젠가 온실가스 영향 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할 날이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최근 탄소 직접포집(DAC)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DAC 개발 전문 자회사 '원포인트파이브'를 통해 텍사스주 노트리스에 세계 최대 규모 DAC 시설을 착공했다.
DAC는 탄소포집의 일종으로 대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포집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고 공장, 발전소, 정제설비 등 온실가스 배출원에 설치돼야 하는 일반적인 탄소포집 장비와 달리 설치 위치에 제약이 없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35억 달러(약 4조6천억 원)를 들여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등에 걸친 광대한 DAC 허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도 자회사 원포인트파이브를 통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홀러브 CEO는 "우리가 배출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갤러스 뉴욕타임스 기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석유기업 최고경영자의 말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리긴 한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탄소포집이 화석연료로부터 나오는 배출량을 모두 상쇄할 수 있을 정도라는 근거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화석연료 경영자와 솔직한 대화는 앞으로 이런 토론을 관련 업계와 계속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