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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최태원 추석 연휴도 편히 못 쉰다, 삼성·SK 경영환경 급변에 '대응' 고심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9-12 14: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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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3년 10월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말부터 닷새 동안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도 편히 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SK 모두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성장이냐 정체냐’를 가를 중대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12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14년부터 매년 명절마다 해외 출장을 나가 글로벌 사업 강화 방안을 찾는 동시에 현지 직원들을 격려해왔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동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2022년 추석에는 삼성전자 멕시코·파나마 법인에서 중남미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고, 10월6일~9일로 예정된 ‘2024 아세안 경제사절단’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이처럼 빼곡한 일정으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삼성이 맞이한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2024년 상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기기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반도체 매출 성장률도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성장 정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내외에서 ‘삼성전자 위기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삼성전자답지 않은 현재의 삼성전자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분명 개선은 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시장의 시점에서 보면 너무 느리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대대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일부 사업부의 해외 직원을 최대 30% 감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인도와 중국 사업부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말 발표될 정기 인사에서도 큰 폭의 인력 조정과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내 경영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데다가, 지난해 말 이뤄진 정기 인사가 소폭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추석 연휴도 편히 못 쉰다, 삼성·SK 경영환경 급변에 '대응' 고심
▲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2024년 8월21일에 열린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구성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 국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지난해 추석과 달리, 올해는 SK그룹이 맞이한 위기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예정이다.

3년 안에 30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SK그룹은 이미 비주력 계열사 매각과 통·폐합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8월26일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에너지 공룡' 기업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SK온은 올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2025년 2월 SK엔텀을 각각 흡수합병한다.

지주사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반도체 특수가스 전문기업 SK스페셜티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데, 몸값이 3조~4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고강도의 사업구조 개편 없이는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하며, SK그룹 경영진에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10월에는 SK그룹 연례행사 가운데 하나인 CEO세미나를 열고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두고 ‘끝장토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부에서는 올해 하반기 주요 경영진이 교체되는 대규모 정기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몇몇 계열사 경영진이 사퇴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소집한 ‘토요회의’에서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 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의 국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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