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호타이어가 3년 만에 파업 위기에 직면하면서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사장은 2021년 취임 이후 적자였던 금호타이어의 체질을 개선,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교섭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 측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타이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금호타이어 사측과 노동조합은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번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와 그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300억 원, 영업이익 151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72.0%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3.4%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1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정 사장은 실적 쾌조에 여러 사업 계획을 추진 중이다.
먼저 그는 유럽 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회사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이지만, 현지 생산 시설이 없다. 회사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유럽 공장의 생산능력을 초기 600만 본에서 추후 1200만 본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광주 공장 이전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오는 3분기 약정 상태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평 빛그린 단지 이전 부지 업무협약(MOU)을 계약 단계로 변경할 계획을 세웠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돼 50여 년의 세월 동안 노후화된 상태로, 광주공장 이전 사업은 2018년부터 회사의 주요 현안이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 사장 앞에 돌연 파업이 막아섰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6월 본격적 임금 교섭에 들어갔으며, △15만9800원의 기본급 인상(7% 인상) △지난해 성과금 배분 △고용안정과 미래비전 제시 △신입 조합원과 정규직 전환자 차별해소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측에 일괄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고 휴게시간 통제, 인력구조조정, 수당 삭제(임금삭감) 등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 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그 뒤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섭결렬을 선언해 현재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 1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13일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에 따라 교섭을 진행했고, 교섭 끝에 오는 20일까지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갖기로 합의했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의 올해 임단협이 파업 없이 타결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9일에 열린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3545명 가운데 3219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3104명이 쟁의에 찬성했다. 조합원의 96.43%가 쟁의행위를 찬성했다. 역대 최대 찬성률이다.
더욱이 2분기 실적이 역대 분기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노조 측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회사 측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의 타이어 생산능력은 한국 공장이 2730만 본으로 중국공장(1880만 본), 베트남공장(1310만 본), 미국공장(330만 본) 등 전체 공장에서 가장 높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국내 생산 차질에 따라 당장 3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타이어 업계의 물류비용도 올라가는 상황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운임 영향을 받는 물류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1분기에도 추가요금인 서차지(Surcharge)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물류비가 상승했고, 6월 급등한 상해운임지수(SCFI Index) 등을 고려할 때 물류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체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미 가동률이 100% 가까이 되는 한국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을 막기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15년 8월17일부터 9월20일까지 35일간 장기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손실액은 약 15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아직 파업이 발생하지 않은 협상 단계”라며 “회사는 조속히 교섭을 재개해 노사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 사장은 산업재해로 인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협의로 수사도 받고 있다.
지난 7월2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지게차에 적재된 고무가 40대 근로자를 덮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 사고와 관련해 정 사장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정 사장은 지난 14일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조성근 기자
정 사장은 2021년 취임 이후 적자였던 금호타이어의 체질을 개선,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열린 '금호 멤버스 데이' 행사에서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교섭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 측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타이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금호타이어 사측과 노동조합은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번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와 그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300억 원, 영업이익 151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72.0%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3.4%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1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정 사장은 실적 쾌조에 여러 사업 계획을 추진 중이다.
먼저 그는 유럽 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회사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이지만, 현지 생산 시설이 없다. 회사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유럽 공장의 생산능력을 초기 600만 본에서 추후 1200만 본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광주 공장 이전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오는 3분기 약정 상태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평 빛그린 단지 이전 부지 업무협약(MOU)을 계약 단계로 변경할 계획을 세웠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돼 50여 년의 세월 동안 노후화된 상태로, 광주공장 이전 사업은 2018년부터 회사의 주요 현안이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 사장 앞에 돌연 파업이 막아섰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6월 본격적 임금 교섭에 들어갔으며, △15만9800원의 기본급 인상(7% 인상) △지난해 성과금 배분 △고용안정과 미래비전 제시 △신입 조합원과 정규직 전환자 차별해소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측에 일괄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고 휴게시간 통제, 인력구조조정, 수당 삭제(임금삭감) 등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 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그 뒤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섭결렬을 선언해 현재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 1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13일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에 따라 교섭을 진행했고, 교섭 끝에 오는 20일까지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갖기로 합의했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의 올해 임단협이 파업 없이 타결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9일에 열린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3545명 가운데 3219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3104명이 쟁의에 찬성했다. 조합원의 96.43%가 쟁의행위를 찬성했다. 역대 최대 찬성률이다.
더욱이 2분기 실적이 역대 분기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노조 측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회사 측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의 타이어 생산능력은 한국 공장이 2730만 본으로 중국공장(1880만 본), 베트남공장(1310만 본), 미국공장(330만 본) 등 전체 공장에서 가장 높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국내 생산 차질에 따라 당장 3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연합뉴스>
더군다나 타이어 업계의 물류비용도 올라가는 상황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운임 영향을 받는 물류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1분기에도 추가요금인 서차지(Surcharge)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물류비가 상승했고, 6월 급등한 상해운임지수(SCFI Index) 등을 고려할 때 물류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체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미 가동률이 100% 가까이 되는 한국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을 막기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15년 8월17일부터 9월20일까지 35일간 장기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손실액은 약 15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아직 파업이 발생하지 않은 협상 단계”라며 “회사는 조속히 교섭을 재개해 노사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 사장은 산업재해로 인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협의로 수사도 받고 있다.
지난 7월2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지게차에 적재된 고무가 40대 근로자를 덮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 사고와 관련해 정 사장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정 사장은 지난 14일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