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모회사인 대만 푸본생명의 두터운 신임에 힘입어 4번째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통한 체질 개선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적자에도 4연임 유력,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특명’

▲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모회사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푸본현대생명에 따르면 9월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본사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이 사장의 임기만료 하루 전에 열리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새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주총 20일 전인 8월24일 전까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최고경영자 후보군 가운데 다음 최고경영자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푸본현대생명은 매해 3월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장을 포함해 류옥사 자산운용본부장, 우석호 선임계리사, 김형진 감사실장 등 4명이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포함됐다.

보험업계는 대만 푸본생명이 이 사장의 업무 성과와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장이 4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바라본다.

임추위가 이 사장의 최고경영자 후보자로 선정한 이유를 살펴보면 모회사인 푸본생명이 이 사장을 두텁게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보면 임추위는 “이 사장은 2017년 1월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이후 2012년부터 지속됐던 적자 상황을 2018년도에 흑자 전환시킨 이후 줄곧 지속적 흑자 기조 유지와 안정적 경영 성과를 도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 이후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의 변화의 상황에서도 푸본현대생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평가는 이 사장의 3연임 당시인 2021년 최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이 그를 최고경영자 후보자로 추천하며 밝혔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만 푸본생명의 신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장이 4연임에 성공한다면 보장성보험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2018년 푸본현대생명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1년까지 해마다 순이익을 경신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끌어 왔으나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내고 있다.

보험업계는 푸본현대생명의 실적 부진을 두고 수입보험료 가운데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아래서 저축성보험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무조건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부채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이 사장은 법인보험대리점을 기반으로 IFRS17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보장성보험 비중은 저축성보험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퇴직연금과 변액연금 등 특별계정을 제외한 일반계정 수입보험료에서 보장성보험 비중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반면 저축성보험 비중은 전년보다 6.1%포인트 감소했지만 35.2%에 이른다.

이 사장은 보장성보험 상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8월부터 ‘푸본현대 건강보험 마이픽’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은 암과 뇌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한 진단금을 삭감기간 없이 100% 보장하고 진단과 치료, 통원 등의 특약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푸본현대생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시장점유율도 2.5% 수준에 그친다.

이 사장은 올해 1월 경영전략회의에서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확장하고 설계사 채널 및 텔레마케팅 채널의 효율을 개선해 보험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도 국내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해 대중에게 푸본현대생명 캐릭터를 알리는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적자에도 4연임 유력,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특명’

▲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이 성공한다면 보장성보험 판대 확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캐릭터 라이선싱페어 2024에 참가한 푸본현대생명 부스. <비즈니스포스트>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 보고서에서 “푸본현대생명은 수익성 높은 보험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2021년부터 법인보험대리점 영업을 재개하며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영업기조와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보험과 은행, 캐피탈 등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1972년 태어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KB생명 전략담당 임원과 삼성화재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ING생명 마케팅본부 및 대체채널본부 담당 총괄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역임했다.

이후 현대라이프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을 지낸 뒤 2017년 1월 푸본현대생명 대표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