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조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왼쪽)가 6월1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찾아 장재근 선수촌장에 선수촌 훈련 지원 격려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체조협회>
특히 체조의 포스코이앤씨, 근대5종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체육단체 회장사를 맡고 있는 곳들은 우리 선수들의 메달 소식에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26일부터 8월11일까지 17일간 진행되는 제33회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22개 종목 143명 선수들이 참가한다.
올림픽은 본질적으로 종목별로 선수들이 갈고닦아 온 기량을 선보이는 체육행사다. 하지만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행사인 만큼 기업들에도 기술과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체육계를 후원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대체로 그룹 차원에서 스포츠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한국 양궁이 이뤄온 성과를 설명할 때 현대차그룹의 후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건설업계도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 지원에 나선다.
대표적인 곳이 30년 가까이 체조를 지원해 온 포스코이앤씨이다. 1985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자원하면서 포스코그룹과 체조 사이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1995년부터 포스코건설(현재 포스코이앤씨)가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04년에 체조팀을 창단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를 통해 꾸준히 이어진 포스코그룹의 지원에 한국 체조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양학선 선수가 남자 도마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서정 선수가 도마에서 동메달로 여성 첫 메달을 따내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는 남자 선수 3명, 여자 선수 5명이 출전한다. 직전 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마루 4위에 올랐던 류성현 선수, 여자 도마 동메달의 여서정 선수가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4월 대한체조협회장으로 선출된 뒤 “체조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종목”이라며 “올해는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6월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해 장재근 선수촌장에게 훈련지원금을 전달하고 대표 선수들을 격려기도 했다.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해 2월3일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국가대표 선수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토지주택공사는 1985년 이후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사를 맡아 근대5종을 지원하고 있다.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지난해 3월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에 취임하면서 “근대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이 ‘완성된 인간을 목표로 하는 근대5종 선수만이 진정한 스포츠인’이라고 극찬한 근대5종 연맹의 회장으로 취임하게 돼 커다란 자부심과 아울러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올해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5종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최귀승 선수가 한 차례 출전한 이후 한동안 올림픽 참가 명맥이 끊겼다. 이후 1982년 대한근대5종연맹이 창설되면서 1984년 LA 올림픽부터 꾸준히 참가가 이어졌다.
이전까지 올림픽 메달과 거리가 있었으나 토지주택공사 등의 지원으로 꾸준히 성장을 이어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전웅태 선수가 동메달로 한국 근대5종 최초의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근대5종에서 아시아 국가가 메달을 획득한 사례는 전체 올림픽 역사에서 전웅태 선수의 동메달을 포함해 3차례에 불과하다.
파리 올림픽에는 남자 선수 2명, 여자 선수 2명이 참가한다. 전웅태 선수와 더불어 올해 6월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성승민 선수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외에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사이클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팀에 소속된 김유로 선수가 이번 파리 올림픽 대표로 출전한다. 김유로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디슨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토정보공사는 2006년 비인기 종목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2006년 사이클팀을 창단했다.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등을 수상하며 종목 경쟁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올림픽에 이어지는 패럴림픽까지 보면 SK에코플랜트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장애인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는 SK에코플랜트 소속으로 태권도의 주정훈 선수, 휠체어 펜싱의 조은혜 선수 등이 참가한다.
다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이 부진한 점은 관련 종목을 지원해 온 건설사들에게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은 여자 핸드볼을 제외하고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 종목에서 남녀 대표팀 모두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축구, 아이에스동서는 농구 종목 협회 회장사를 맡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대표 선수를 다수 보유한 여자 배구팀을 운영하는 현대건설 등이 있다.
다만 HDC그룹이 18일 대한체육회에 격려금 1억 원을 지원하는 등 건설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정경구 HDC 대표이사는 대한체육회에 격려금을 전달하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막바지 훈련을 비롯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시는 지원단 등 관계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파리올림픽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