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일론 머스크에 자충수 되나, 테슬라 수혜 단기간에 그칠 전망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5월30일 플로리다주 NASA 케네디 우주 센터에 방문해 스페이스X의 첫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를 확인한 뒤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대선에서 지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자충수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에 부정적 시각을 꾸준히 피력하다 보니 그가 뽑히면 산업 업황 전체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 승리하면 “테슬라가 내세우는 기업 목표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은 전기차를 핵심 사업으로 둔 테슬라에 단기적으로 호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전기차 구매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정책이 폐기되면 이미 차량 판매당 수익성에서 경쟁 업체들에 우위를 보이던 테슬라가 판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그의 소속 정당인 미국 공화당이 화석연료 기업들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산업이 쪼그라들어 테슬라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 것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태를 겪은 13일을 전후해 그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판매량을 늘릴 수 있겠다는 계산과 더불어 테슬라가 직면한 주행보조 서비스(FSD) 관련 소송 등 사법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 아래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나는 전기차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일론이 환상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머스크의 지지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정부가 펼쳤던 전기차 구매 혜택이나 충전소 공급 등 정책들이 후퇴할 것이 기정 사실로 굳어지며 머스크의 지지선택 무색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대통령 후보를 수락하면서 “취임 첫 날 전기차 산업을 촉진하던 연방 명령(mandate)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더버지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도와서 그를 백악관에 입성시킨다면 테슬라가 단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수도 있겠다”면서도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업황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테슬라로서는 잃을 것이 훨씬 더 많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