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학 IBK투자증권 실탄 1천억 장전, 중기특화 입지 굳혀 성장 보폭 늘린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창사 최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중기특화사 역량을 강화하고 나선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성공적 자본조달을 통해 중소기업특화 금융투자회사(중기특화사)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한다.

서 사장은 향후 실적반등은 물론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코스피시장 기업상장을 주관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11일 1천억 원 규모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완판에 성공했다. IBK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와 달리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79% 수준인 IBK투자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이로써 55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 사장은 높아진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에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 사장은 신종자본증권 성공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초우량 중기특화사로 도약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자기자본 직접투자와 신성장동력 발굴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DS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BNK금융투자와 함께 5기 중기특화사에 선정됐다. 

중기특화사는 중소·벤처기업 대상 금융 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6년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제도다. 관련 금융지원 실적 등을 고려해 2년마다 외부 평가를 거쳐 금융위원회가 선정한다. IBK투자증권은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한번도 중기특화사 지위를 놓친 적이 없다.

IBK투자증권은 특히 이번 5기 중기특화사 8곳 가운데 상반기 IPO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IBK투자증권의 IPO 주관 공모금액 순위는 10위로 지난해 상반기 16위에서 6계단 높아졌다. 5기 중기특화사 가운데 10위권에 든 것은 IBK투자증권이 유일하다.

1~9위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쟁쟁한 초대형사들이 포진해있다는 점에서 중소형사인 IBK투자증권이 체급 대비 뛰어난 실적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IBK투자증권의 상반기 IPO 주관 공모금액은 총 480억 원으로 2023년 전체 금액(234억 원)의 2배를 웃돌았다.

올해 코넥스 시장 대장주로 꼽히던 한중엔시에스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중소기업 대상 기업상장 주관에서 성과를 보인 결과다.

서 사장은 상반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향후 중기특화사 IPO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특히 그룹사와 모행인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네트워킹 시너지를 기반으로 중기특화 기업금융(IB) 역량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IBK투자증권은 현재 반려동물 통합 플랫폼 페오펫, 산업용 드론 기업 인투스카이 등과 주관계약을 맺으며 중소기업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한 실적 반등도 기대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312억 원을 내며 2022년과 비교해 25%가량 줄어들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충당금을 쌓은 결과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69억 원으로 1개 분기 만에 지난해 순이익을 거의 따라잡았다. 2분기도 IPO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실탄 1천억 장전, 중기특화 입지 굳혀 성장 보폭 늘린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6월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중엔시에스 코스닥 이전상장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서 사장은 창사 최초로 코스피 상장 주관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서 사장은 3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언론사 대상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상장주관한 38개 기업과 연계 수익을 발굴해 코넥스와 코스닥을 뛰어넘어 코스피 상장 주관까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직접투자 등 상장 전 준비부터 스팩(특수목적회사) 합병·기술특례 등 다양한 방식의 상장 및 상장 이후 주가관리와 이전상장까지 책임지는 '토탈 솔루션 제공자로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1963년생으로 동국대 영문학과 졸업하고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기업은행에서 지점장과 지역본부장은 물론 기업금융(IB)지원부장, 기술금융부장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기업금융 전문가로 활약했다. 

2018년 기업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된 뒤 정보기술(IT)그룹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CIB그룹장 등을 지내고 2021년 3월 IBK저축은행장을 거쳐 지난해 3월 IBK투자증권 대표에 올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