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뽀로로 옆에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푸니’, 캐릭터페어에서 존재감 뿜뿜

▲ 신한금융과 푸본현대생명이 참가하는 ‘캐릭터 라이선싱페어 2024’가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입구부터(사진) 신한금융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베이블레이드 엑스, 지금 체험할 수 있습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캐릭터 라이선싱페어 2024’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을 유혹하는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각적 자극에 질세라 ‘콩순이’ ‘티니핑’ 등 인기 캐릭터들도 손을 흔들며 눈앞을 지나갔다.

캐릭터 라이선싱페어(캐릭터페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전시행사, 즉 국내 제1의 캐릭터 축제다. 

캐릭터 중심 행사라고 ‘콩순이’와 ‘베이블레이드’ IP로 유명한 완구업체 영실업이나 ‘뽀로로 극장판’ 저작권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오콘 등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번 행사에는 금융사인 신한금융과 푸본현대생명도 자체 캐릭터로 당당히 참가했다. 신한금융과 푸본현대생명 모두 캐릭터페어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 행사 담당자도 금융사가 캐릭터페어에 참가한 것을 이전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로 가득 채워진 행사에 금융사가 참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 행사장을 찾아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전시장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어느 캐릭터 전시장 못지않게 사람들도 붐비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 A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건 ‘뽀로로’와 ‘헬로카봇’ ‘시크릿 쥬쥬’ 등 인기 있는 아동 캐릭터들, 신한금융 전시관은 이보다 한 블록 안쪽에 마련됐다.
 
[현장] 뽀로로 옆에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푸니’, 캐릭터페어에서 존재감 뿜뿜

▲ 귀엽게 꾸며진 신한금융 부스 뒤로 플러스콘 캐릭터 ‘꼬마히어로 슈퍼잭‘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은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위주로 부스를 꾸며 방문객의 발길을 잡았다.

이벤트는 사진을 찍고 해시태그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기본적 이벤트부터 즉석사진 촬영까지 다양했다.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마련된 재밌는 이벤트 덕분인지 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신한금융 전시관은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신한프렌즈 캐릭터를 색칠하고 즉석 사진 촬영을 하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전시관을 가득 채웠다.
 
[현장] 뽀로로 옆에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푸니’, 캐릭터페어에서 존재감 뿜뿜

▲ 신한금융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즐겁게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 부스는 캐릭터페어 주최 측에서 진행하는 ‘스탬프투어’에 필수방문 코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탬프투어는 특정 기업 부스를 방문해 사진 촬영 등 미션을 완료하면 도장을 찍어주고 경품을 주는 이벤트다.

푸본현대생명 전시관 역시 신한금융 전시관에서 머지않은 곳에 마련됐다.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좋은 대목에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신한금융 전시관에서 나와 푸본현대생명 전시관으로 이동하는 길에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푸본현대생명 캐릭터 ‘푸니’를 마주쳤다. 

푸니는 서울시 캐릭터 ‘해치’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을 드니 캐릭터들은 몰려든 ‘팬’을 향해 자연스레 포즈를 취하며 ‘포토타임’을 열어줬다.
 
[현장] 뽀로로 옆에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푸니’, 캐릭터페어에서 존재감 뿜뿜

▲ 푸본현대생명 캐릭터 ‘푸니’와 서울시 캐릭터 ‘해치’가 관람객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귀여운 캐릭터들은 수시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마주치면 서로 인사하거나 춤 대결을 펼쳤다.

한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 인형탈과 마주쳐 관람객들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끌 틈이 없었다.

푸본현대생명 부스도 작지 않은 규모로 행사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회사 대표 캐릭터 ‘푸니’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끌었다.

푸본현대생명은 2022년 10월 사슴 캐릭터 푸니, 보니 캐릭터를 선보이고 2023년 10월엔 오목눈이 캐릭터 ‘꾸미’를 추가해 현재 3종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장] 뽀로로 옆에 ‘신한프렌즈’와 ‘푸본현대생명 푸니’, 캐릭터페어에서 존재감 뿜뿜

▲ 푸본현대생명 부스 앞에 회사 대표 캐릭터 ‘푸니’ 대형 조형물이 놓여 시선을 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푸본현대생명 역시 캐릭터 굿즈들을 나눠주는 체험이벤트 등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혹했는데 특히 ‘대만 왕복 항공권’이 걸린 이벤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푸본현대생명은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최대주주인 만큼 대만 여행과 관련된 이벤트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대만 항공사 ‘에바항공’과 연계해 항공권 추첨과 러기지택 굿즈 증정 등으로 여름 여행을 꿈꾸는 관람객이라면 한 번쯤 관심이 가도록 만들었다.

신한금융과 푸본현대생명뿐 아니라 KB금융의 ‘스타프렌즈’, 하나금융의 ‘하나패밀리’, 우리금융의 ‘위비프렌즈’, NH농협금융의 ‘올원프렌즈’ 등 국내 다수의 금융사가 캐릭터사업을 한다.

금융사들이 캐릭터를 앞세우는 건 금융이 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친근함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관람객들은 일말의 거부감 없이 캐릭터에 호감을 표시하며 금융사 브랜드를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전시관에서 만난 신한금융 관계자는 “캐릭터페어엔 아무래도 어린이와 20대, 30대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한다”며 “신한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딱딱한 금융이 아니라 젊은 이용자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캐릭터페어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보험사는 모든 활동이 보험 영업이라고 의심받는 경향이 있다”며 “푸본현대생명은 캐릭터를 활용한 친근한 SNS 마케팅으로 그런 편견을 덜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캐릭터 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 캐릭터 ‘신한프렌즈’는 여덟 개 멸종 위기 동물로 만들어졌다. 캐릭터 자체가 멸종 위기 동물로 만들어져 생물 다양성을 강조한다. 

캐릭터를 활용하면 브랜드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캐릭터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하며 실제 해당 연령대 고객 유입이 느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2·30대만이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캐릭터가 보험영업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을 완화하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로 23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