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체코 원전 수주전 결과발표를 앞둔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 대우건설 등 팀코리아 주식을 다수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인 체코 원전 수주 기대감에 더해 글로벌 원전시장 확대에 따른 중장기적 국내 원전업체의 실적 호전 전망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두산에너빌리티 등 소위 '팀코리아'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7월 들어 이날까지(17일은 장 마감 기준) 팀코리아 대장주로 평가되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125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의 두산에너빌리티 순매수액은 1월 567억 원, 2월 566억 원, 3월 872억 원, 4월 219억 원, 5월 3017억 원, 6월 -96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소폭 매도세로 돌아섰으나 7월 체코 원전 수주전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매수심리가 다시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국내 상장종목 가운데 6번째로 많이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7월 들어 이날까지 5.72% 오르며 기존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3.65%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율은 14.60%에서 현재 22.15%까지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은 7월 들어 이날까지 한전기술 156억 원어치, 대우건설 5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한전기술과 대우건설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12%가량씩 올랐다.
체코 원전 기대감이 반영된 매수세로 보인다.
한국의 팀코리아 연합은 체코정부가 두코바니-터뮐린 지역에 추진 중인 원전 수주전에서 프랑스의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최후 결전을 앞두고 있다.
애초 체코 현지시각 17일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지 언론에서는 이달 26일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기대감 어린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에 한국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구조개편으로 자회사 두산밥캣을 떠나보낸 두산에너빌리티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 한국 원전산업은 글로벌 원전시장 확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모습. <연합뉴스> |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4기 건설 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체코 현지 언론 '주간 유로(Tydenik Euro)'도 전날 보도에서 “최근 2주 동안 익명의 체코 정부 핵심 관계자 4명을 인터뷰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서 승리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원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원전산업은 체코 원전 수주 외에도 글로벌 원전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을 받고 있다.
기존 글로벌 원전 수출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던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지정학적 이유로 세계시장에서 외면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 원전산업은 체코 이외에도 튀르키예, 스웨덴,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다양한 유럽국가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경우 이미 불가리아 원전 사업에 진출해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 △철저한 납기일 △우호적인 대외 이미지 등의 장점은 방산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할 경우 국내 원전주가 ‘K-테마’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향후 늘어나는 유럽지역 신규 원전 입찰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