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주 체코 수출 폭풍전야, 승리하면 원전도 ‘K-테마’로 진화한다

▲ 원전도 K-테마로 진화할까? 체코 원전 수주 여부 결정을 앞두고 원전주가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체코 원전 수주 성패가 향후 국내 원전주 주가 향방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원전시장이 지속해서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한국이 체코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내 원전주 역시 내수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K-테마’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아이셀렉트'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5%가량 상승했다.

이 ETF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자력 관련주들을 폭넓게 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도 같은 기간 58%가량 상승했다.
 
국내 원전주 체코 수출 폭풍전야, 승리하면 원전도 ‘K-테마’로 진화한다

▲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선 두산에너빌리티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체코 원전 수주 관련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국내 원전주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터뮐린 지역에 추진 중인 원전 수주전이 현재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한국의 ‘팀코리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연합은 프랑스의 프랑스전력공사(EDF)과 경쟁하고 있다.

팀코리아는 그동안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을 꺾으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체코정부는 이달 중순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조건에 이미 가격, 기술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사실상 최종 수주와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일 체코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내 원전주는 그동안 정체됐던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글로벌 원전 수출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던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지정학적 이유로 세계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반면 한국 원전은 방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적으로 우호적 대외 이미지에 더해 저렴한 가격, 빠른 준공 능력 등 강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전 수요는 특히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확대 추세에 놓여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에 따르면 전세계 원전 생산설비는 2020년 375기가와트 규모에서 이후 줄곧 우상향해 2050년 631기가와트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매체 에너지뉴스는 최근 “이미 체코에선 원전들이 전체 전력의 33%가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탄소절감 등을 위해 향후 이 비중을 늘릴 것”이라며 “프랑스와 한국 어느 쪽이 됐든 승자는 향후 수십년 동안 수혜를 누릴 것이다”고 보도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이후 슬로바키아, 폴란드, 스웨덴, 튀르키예 등 신규 원전 진출에도 긍정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재까지 판세를 살펴보면 양측이 팽팽한 가운데 한국 측에 유리한 소식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체코 현지매체인 에코노미츠키데닉(Ekonomicky Denik) 등에 따르면 뛰어난 가성비를 바탕으로 한 팀코리아에 대한 선호도가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영국 매체인 뉴클리어엔지니어링인터내셔널에 따르면 EDF는 소형모듈원전(SMR)과 관련해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려했다가 기술상 문제에 부딪혀 기존 디자인으로 선회하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현재 원전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종목으론 팀코리아에 속한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 원전 이외에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원전과 미국 SMR업체에 주기기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어 글로벌 원전 확대의 수혜를 오롯이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9일 두산에너빌리티 신규 목표주가 3만 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허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우선협상자 선정과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과 수주 계약 성공 시 수주금액은 2027년까지 지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국내 원전주 체코 수출 폭풍전야, 승리하면 원전도 ‘K-테마’로 진화한다

▲ 대우건설도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팀코리아에 속한 대우건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체코·폴란드 원전 수주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에 따라 조 단위 수주 성과를 기록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이 예정돼 있어 7월에는 주가반등을 기대해봐도 좋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팀코리아에 속해있진 않지만 불가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원전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적으로 ‘K-원전’ 테마가 발돋움할 시 동반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한전기술, 한전KPS, 우리기술 등도 국내 원전사업 확대의 수혜주로 꼽힌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