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포인트파이브(1pointfive)가 설계한 직접포집(DAC) 플랜트 조감도. <원포인트파이브>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산하 원포인트파이브(1PointFive)로부터 배출권 50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원포인트파이브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직접포집(DAC) 기술 스타트업이다. 직접포집은 탄소포집 기술의 일종으로 대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옥시덴탈은 지난해 4월 원포인트파이브와 함께 미국 텍사스주 노트리스에 직접포집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다. 완공은 2025년 중반을 목표로 하며 포집 규모는 연간 50만 톤으로 시작해 최대 100만 톤까지 늘어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인공지능(AI)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탄소 배출권 구매량도 늘리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늘어난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대비 약 3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블룸버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중립 달성을 문샷(moon shot)으로 놓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그 달(moon)은 2020년 시점보다 다섯 배는 더 멀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배출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직접포집 기술 스타트업 '에어룸'과 31만5천 톤 규모 배출권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원포인트파이브가 미국 연방정부의 '직접포집 허브(DAC hub)' 프로젝트 기업에 선정된 것도 이번 계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직접포집 허브 프로젝트는 미국 남부 해안 일대에 대규모 직접포집 설비를 건설하는 계획으로 미국 정부는 여기에 약 12억 달러(약 1조6635억 원)를 투자한다.
옥시덴탈은 원포인트파이브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일명 '넷제로 석유(net zero oil)'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탄소중립 석유를 의미하는 넷제로 석유는 이산화탄소를 오래된 유정에 주입해 잔존유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비키 홀룹 옥시덴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향상된 석유 회수 작업에 활용될 것"이라며 "직접포집은 넷제로 석유를 생산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옥시덴탈의 방식이 기후 대응을 위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석유를 생산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킨다며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포인트파이브에서 구매한 배출권에 대응하는 이산화탄소는 이러한 방식으로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