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풍력발전 사업 허가 절차 지지부진, 부족한 전력망이 발목 잡아

▲ 영국 앞바다에 세워진 해상풍력 단지의 풍력 터빈들이 강풍에 맹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의 전력망이 부족해 지역 내 풍력 발전 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풍력발전협회 윈드유럽 발표를 인용해 현재 수백 기가와트(GW) 규모에 달하는 풍력발전 사업 허가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풍력 발전 프로젝트는 올해 기준으로 허가를 기다린 기간이 9년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일스 딕슨 윈드유럽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허가 프로세스는 꽉 틀어막혀 있다"며 "이 때문에 수백 기가와트가 넘는 풍력 발전소들이 건설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폴란드, 스페인 등 국가만 해도 허가 대기 상태에 있는 프로젝트 규모가 500기가와트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와 영국을 더하면 규모는 100기가와트 이상 증가했다.

이들 국가 당국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이유로 전력망 문제를 들었다. 풍력 발전소를 세워도 연결할 전력망이 부족해 사업을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에 각 당국에 신속하게 전력망 관련 투자를 늘리고 필요한 수준을 확보해달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전력망이 확보된다 해도 허가를 신청한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만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유럽연합에서 2030년까지 확보할 풍력발전 규모를 425기가와트로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발전 규모가 220기가와트다. 현재 허가를 대기하는 규모가 500기가와트가 넘는 걸 고려하면 프로젝트 가운데 절반 이상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신청된 프로젝트 가운데 다수가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 신청 규모는 더 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