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서부발전이 재생에너지에 쓸 자금을 화석연료 발전소에 썼다는 혐의로 신고됐다.

4일 기후솔루션은 서부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2회에 걸쳐 조달한 3200억 원 규모 녹색 채권을 전액 가스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투입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기후솔루션 금감원에 서부발전 신고, “재생에너지 자금을 LNG발전에 유용”

▲ 기수솔루션이 서부발전을 금감원에 신고했다. 


이번 신고에 포함된 혐의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녹책채권 발행 투자금을 태양광 등 녹색부문에 투자하겠다고 투자설명서에 허위로 기재한 것, 두 번째는 녹색채권 조달 자금을 화석연료 발전소에 사용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투자했다고 거짓 발표했다는 것이다.

서부발전은 2022년 3월 첫 번째 녹색채권 발행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에 중요사항으로 자금 사용 목적을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이라고 명시했다. 투자자에게 녹색채권 자금이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쓰일 것이라고 확약했던 것이다.

2022년 5월에는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당초 계획대로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 사업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기재했다.

같은 달 진행된 두 번째 녹색채권 발행 과정에서도 투자설명서에서 재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건설 등’에 사용하겠다고 명시했는데 여기에 기타 공시 첨부서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상품 인증서에는 사용 목적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라고 끼워 넣었다.

2023년 4월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서부발전 녹색채권 투자자 안내문’에는 투자자들에게 채권과 관련해 고지하고 확약한 것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

자금 사용 사후 보고로 나온 해당 안내문에는 서부발전이 조달금 3200억 원을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라 김포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에 집행했다고 기재됐다.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과정을 고려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발전의 70% 수준에 달해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상당히 낮다. LNG복합발전과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기는 해도 1킬로와트시(kWh)당 온실가스 328그램을 배출해 재생에너지와 같은 녹색 에너지로 보긴 어렵다.

녹색채권이 단순 수익 창출이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기후위험을 관리하고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친환경 사업 투자를 늘린다는 취지를 갖는 점을 고려하면 서부발전은 이런 취지를 어겼다는 게 기후솔루션이 밝힌 신고의 주된 이유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LNG발전과 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위험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서부발전은 이같은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감춘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본시장의 신뢰와 ESG 발전을 저해했다는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